상장기업들의 4분기 실적이 예상대로 기대를 밑도는 수준의 성적을 내놔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가 국내 시장을 강타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580개 기업 중 순이익 내놓은 기업은 332개사인 반면 227개 법인은 순손실(적자)를 기록했다. 상장기업 5곳 중 2곳이 적자를 낸 셈이다.
전분기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142개사가 순이익이 줄었고, 적자지속 102곳을 비롯해 적자로 돌아선 기업은 125곳으로 집계됐다. 흑자 전환은 60개 기업에 불과했다.
한국전력은 단독기준 지난해 4분기 8조18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2조1662억원과 2조1633억원으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이어 하이닉스가 1조3250억원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LG디스플레이 6970억원, LG전자 6713억원, 우리금융 6648억원, 대한항공 6595억원 등의 마이너스실적을 올려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도 체면 구겨
국내 간판기업들도 경기침체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실적을 발표한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우선주 제외) 중 지난 3분기 대비 실적향상기업은 현대중공업, KT&G, 신세계, 현대모비스, 삼성중공업 등 5개사 뿐이다.
나머지 기업들의 순이익은 대부분 줄거나 적자를 기록했으며, 특히 적자전환 기업이 8개나 됐다.
시총 1위 종목인 삼성전자도 분기실적을 발표한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발표했고, LG디스플레이도 7분기 만에 적자를 내놨다. 또 LG전자도 어닝쇼크 수준의 적자를 기록해 수요둔화 직격탄에 IT산업이 고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성적을 내놨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509억원과 6750억원을 기록했고, 전기대비 24.9%와 96.2% 올랐다. 전년동기대비로는 42.3%와 21.4% 오른 것.
연초 5위를 기록하던 시가총액 순위도 양호한 실적 덕분에 상승탄력을 키우며 SK텔레콤을 제치고 4위자리로 올라섰다.
◇남은 기업도 사장은 마찬가지
삼성화재, 효성, 현대해상, 한화, 등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사정은 같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시가총액 비중이 높지 않은데다 남아있는 기업들의 4분기 예상치도 먹구름이 가득하기 때문.
에프엔가이드는 남은 기업 중 3개 이상 증권사들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28개 기업을 보면, 그 중 절반에 못 미치는 12개 종목만 순이익이 전분기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 25%에 해당하는 7개 기업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주성엔지니어링과 하나투어가 전분기대비 적자전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고, 코리안리, 두산 등은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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