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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먹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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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2-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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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LG 등 재벌총수 경제회생 역할론에 ‘난색’

“인수할 계획이 전혀 없습니다”
 
삼성그룹과 LG그룹은 최근 거론되고 있는 각각 쌍용차와 하이닉스 인수설에 대해 전혀 뜻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에 대한 역할론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계는 재계에 대해 갖은 요구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20일 “대기업의 금고에 있는 100조원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적극 나서서 대규모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존 부실기업을 인수하라는 주장이다. 또 김문수 경기도 지사도 최근 “이건희 전 회장이 복귀해야 한다”며 자동차산업의 경험이 있는 삼성이 쌍용차를 인수해줬으면 하는 바램을 내비췄다.
 
이는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들이 경제회생에 한몫 해 줄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로 풀이된다.
 
특히 하이닉스와 쌍용차같은 기업은 해외 매각시 기술유출의 부담이 있기 때문에, 정·재계 인사들은 '장사 잘하는 국내 기업이 인수를 해 줬으면'하는 바램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떡 먹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억지로 먹이려는 격이다.
 
삼성은 자동차사업에서 전례없는 실패를 경험했다. 또 지난해 4분기에 삼성전자가 1조원에 가까운 적자로 자금 상황도 좋지 않다. 게다가 이 전 회장은 특검을 앞두고 있고, 후계자 이재용 전무의 이혼 등 내부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삼성의 상황에서 쌍용차 인수를 고려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삼성 관계자들은 이 같은 요구에 대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일축하고 있다.
 
LG의 경우도 “하이닉스 인수설은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 소리”라며 기존 사업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하이브리드카의 리튬 폴리머 전지 등의 신사업 성장을 보다 강도높게 추진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게다가 LG는 10년 전 반도체사업을 억울하게 빼앗겼던 경험도 있어 이제 와서 '단물 다 빠진' 반도체사업을 다시 해보라는 얘기가 불쾌하기까지 하다는 반응이다.
 
한편 김우중 대우그룹 전 회장도 다음 달 그룹 창립 42주년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이 알려지며, 구 대우그룹 계열사 직원들을 중심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구심점을 찾는게 아니냐는 기대를 품고 있다.
 
하지만 전직 대우 임원과 김 전 회장으로서 복귀설의 부각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실제 김 전 회장도 지난 19일 대우출신 임원 60명이 모인 대우인 모임에 참석하려다 이 같은 주위의 눈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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