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따른 시장개입 우려에도 불구하고 2월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2000억 달러 선을 유지하며 우리나라가 세계 6위 외환보유국 자리를 이어갔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015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2억 달러 줄어든 것이다.
한은은 수출입금융에 달러를 공급했지만 외환당국이 은행에 공급한 외화자금이 상환되면서 외환보유액 감소분을 상쇄했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10월 274억2000만 달러가 감소하면서 사상 최대폭으로 줄어들었고 11월 117억4000만 달러가 줄었지만 12월과 1월에 각각 7억2000만달러와 5억2000만 달러가 증가한 바 있다.
외환보유액 2000억 달러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한은은 이미 시중에 상당 규모의 달러를 공급했으며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자금 한도도 150억 달러 가까이 남아 외환보유액이 급감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측은 은행의 외화부채가 크게 감소한데다 외화자산이 부채를 초과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 자력으로 단기 외채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단기간에 외환보유액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은행들이 스와프 경쟁입찰 방식으로 받았던 외환를 상환한 반면 유로화와 엔화의 약세로 달러 환산액이 감소하는 등 외환보유액 증가요인과 감소요인의 액수가 비슷했다고 밝혔다.
외환보유액이 거의 변동하지 않은 것은 외환당국이 시장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의미다.
환율 급등 추세에서 시장개입을 지속할 경우 환율 상승을 막지도 못한 채 외환보유액만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와, 환율 급등을 방치하면 외환시장이 공황 상태에 직면할 수 있는 위험 사이에서 시장개입과 관련 당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었던 셈이다.
한편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은 중국으로 1조9460억 달러의 외화를 보유해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1조110억 달러), 러시아(3869억 달러), 대만(2927억 달러), 인도(2486억 달러)가 상위 5개군을 형성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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