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신해철과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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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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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혁 (대중평론가)

신해철의 입시학원 광고 출연에 대해 말들이 많다. 평소에 한국의 공교육을 열성적으로 비판하던 그인지라 일부에서는 그를 '변절자'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얼마전에는 일부 연예인들이 대부업체 광고 출연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아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고 사과발표를 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차인표 등 일부 연예인들은 대부업체 광고 출연 제의를 고사하기도 했다. 신해철의 이번 광고논란은 그런면에서 도덕적잣대가 아닌 양심적 잣대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입시학원 광고에 신해철이 출연한 것 자체는 하등의 문제가 없었다. 다만 그가 출연후 보인 그의 태도와 궤변 때문이다.

신해철은 '도대체 왜 학습목표와 학습방법이 자녀에게 딱 맞는지 확인하지 않느냐?'는 광고카피에 대해 "처음 광고 제안을 받았을 때 평소 내 지론과 너무나 똑같아 깜짝 놀란 카피문구"라며 "사람들은 내가 사교육광고에 나왔다는 것만 이야기하지 그 광고에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보려하지 않는다. 달을 가리키는데 손톱만 보는 꼴이다"고 설명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광고는 "아티스트의 표현"이 될수 없다. 광고는 기업과 브랜드 고지, 확산을 위해 최대이윤을 끌어내는게 목표다. 우리는 연예인들이, 더나아가 아티스트들이라고 하는자들이 광고에서까지 그의 사상과 생각과 견해를 전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광고에서까지 연예인이 무슨 이야기를 하려한단 말인가.

신해철은 수도승이나 신부님같은 종교인이 아니다. 그냥 돈이 필요해서, 찍었으니 잘봐달라고 해주었으면 어땠을가.
 
“나를 신부님같은 종교인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나도 공인으로서 연예인이기전에 당신네들처럼 먹여살려야 할 아내와 아이들이 있고, 당신네 같은 생활인이다” .그렇게 솔직했으면 아마 보기 좋았을 것이다.
 
일관성이 머가 중요한가, 수시로 말을 바꾸고도 3선, 4선 아니 죽을때까지도 국회의원해먹는 세상인데,,,그까짓 거, 돈 때문에 소신을 잠깐 접을 수도 있는 것아닌가. 이땅의 아버지들은 매일 집에다가 간과 쓸개를 빼놓고 회사에 출근하는데...

게다가 “교육관과 충돌하는 부분이 없다" "공교육을 비판했지 사교육에 대해서 비판한적이 없다, 돈때문에 나를 배반하는일이 아니다"라면서 자꾸 반발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듣는 이들로 하여금 쓴웃음만 나오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욕설을 상징하는 손가락 동작의 사진과 혀를 내미는 사진은 옳지 못한 행동이다. 그의 홈페이지를 방문한 일부 네티즌들은 "신해철이 화가 났다고 해도 욕설을 담은 해명은 지나쳤다"는 반응과 함께 "배신감을 느낀다"는 실망감도 드러냈다.
 
물론 안티들이나 네티즌들이 와서 질러대는 악플을 보고 있으면 그의 행동을 이해할수 있다. 얼마나 악플들에 시달렸으면 지레짐작하고 그런 사진을 올렸겠는가. 그의 심정이 이해가 가지만 그럴수록 냉정해져야 한다.

그의 독설이나 언행이 가끔 카타르시스를 유발시킬수도 있다. 솔직히 나는 신해철의 소신이 무엇인지, 그의 생각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그에게 일관성을 요구할 수도 있다.신해철은 자기만의 색깔있는 음악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논객“이나 "마왕"이라는 미디어와 타인의 기대에 의해 조장된 이미지로 굳어가고 있었다. 그 때문에 민감한 사안에 더욱 노출돼 있고 관심을 받고 있으런지 모른다.

나는 그가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나 조장된 이미지 때문에 강박관념에 시달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다 스스로의 논리를 위해 모순과 궤변에 빠져 더 큰 악수를 두게 될지도 모르기 뿐이다.
 
음악인이면 음악으로 승부를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악덕 사채업자광고가 아닌 무슨 광고를 한들 이런 지지부진한 논쟁의 중심에 서있을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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