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꾸준히 영역을 넓혀가던 일제차가 엔고 현상의 직격탄을 맞아 올해 들어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급속도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혼다, 렉서스 등 일본 브랜드는 2005년 29.4%(9천80대)에서 이듬해인 2006년 30.1%(1만2천205대), 2007년 33.0%(1만7천633대), 2008년 35.5%(2만1천912대)로 점유율이 해마다 늘어났지만 올해 들어 2월말 기준으로 27.3%로 줄어들었다.
일본 브랜드는 올해 들어 1월에 점유율이 작년 한 해보다 4.0% 포인트 줄어든 31.5%를 기록했으며 2월에는 23.1%까지 떨어졌다.
일제차의 입지가 이처럼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것은 경기 침체 및 금융 경색으로 인해 시장이 급랭된 가운데 엔고 현상까지 겹치면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엔고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자 작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혼다코리아는 지난 1월 22일 전 차종의 가격을 80만~190만원 인상하면서 판매에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혼다의 지난달 실적은 228대로 전월(666대)보다 438대 줄어들었다.
혼다코리아는 이같은 상황에서 엔고 현상이 지속되자 3월 들어 320만-890만원 가격 인상을 추가로 단행해 앞으로도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또 엔고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자 딜러망에서 일제차 판촉이 약화된데다 과감히 신차를 출시하지 못한 것도 판매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도요타는 엔고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자 작년 6월 하이브리드 스포츠 세단인 GS450h를 선보인 뒤 8개월만인 올해 2월에야 렉서스 뉴RX350을 출시했다.
한국도요타는 신차 출시가 지연되자 올해 2월까지 판매 실적이 534대로 경쟁 브랜드인 BMW(1천131대), 벤츠(931대), 아우디(918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밖에 작년에 한국 시장에 진출한 미쓰비시의 경우 올해 들어 2월까지 판매량이 불과 39대에 그쳐 부진했다.
반면 독일 등 유럽 브랜드는 일본차의 부진을 틈타 작년 한해 53.1%를 기록했던 점유율이 올해 1월에 56.9%로 높아졌고 지난달에는 무려 65.6%까지 치솟으면서 2월까지 61.2%의 누적 점유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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