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설 최악 불구 규제완화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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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0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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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경기 침체와 건설업체 구조조정 등과 맞물려 국내 주택건설업체들이 손을 놓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주택을 짓더라도 팔 수 있다는 확신도 없어 "숨만 쉬고 엎드려 있는 게 최상의 전략"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 있다. 향후 주택공급 부족으로 이어지면서 집값대란을 몰고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미분양 최대..주택건설 최악 = 작년에 건설인허가를 받은 주택은 수도권 19만8천가구를 포함해 모두 37만1천가구였다.

   애초 목표로 했던 수도권 30만가구, 전국 50만1천가구와 비교하면 수도권은 66%, 전국은 74% 수준이다. 전국적으로는 1998년이후 10년만에 최저였다.

   이 같은 주택 건설 부진은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주택건설 실적과 별개로 발표되는 건축물 인허가 실적을 보면 1월에 주거용은 모두 90만㎡가 인허가를 받았다. 이는 1989년 1월(89만9천㎡) 이후 20년만에 최악이다.

   통상 연말에 인허가가 몰리고 1-2월에는 부진하다고 하더라도 이번 성적표는 처참하다.

   주택협회나 주택건설업체 관계자들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누누이 말하는 게 엄살만은 아니라는 것도 입증되고 있다.

   국토부는 이 같은 주택건설 부진에 대해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주택수요가 위축되면서 미분양주택이 쌓이는 등 주택공급기반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작년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주택은 16만5천599가구로 미분양집계가 시작된 1993년 이후 최대이다.

   작년 1년동안에만 5만3천여가구가 늘어났으며 정부의 각종 미분양 대책에도 불구하고 계속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정부는 지난달 12일부터는 주택 신규취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한시 비과세를 도입하는 등 미분양 해소를 위해 또 다시 발벗고 나섰다. 또 이달중에는 전매제한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대책이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지 미지수다. 더구나 주택건설업체들의 투자마인드가 크게 위축돼 있는 것을 고려하면 주택건설 촉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 주택시장 정상화 조치는 늦어져 = 국토부는 주택 건설을 활성화하기 위해 여건 마련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고 재건축 규제도 조속히 푼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정부의 생각만큼 규제완화가 속도를 내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민간주택의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늦어졌다. 애초 3월부터 폐지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었으나 국회의 벽에 막혀 5월부터나 시행가능하게 됐다. 4월 국회에서 주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공포 등의 절차를 거쳐 5월 정도에나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더라도 주택건설 촉진으로 당장 이어지지는 못할 전망이다.

   현재 주택을 짓지 않는 이유가 분양가 상한제라기보다는 팔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금융조달의 어려움 등이기 때문이다.

   국토부도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주택건설 활성화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대체로 동의하면서 "다만 불합리한 제도는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건축 규제 폐지도 속도가 늦다.

   기반시설부담금, 후분양제, 소형주택의무비율 등 일부는 폐지됐지만 조합원지위양도 허용과 안전진단 축소(2회→1회)등은 8월부터 시행된다.

   또 용적률을 국토계획법에서 정한 상한까지 허용하고 임대주택의무비율을 폐지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도 4월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기대해야 한다.

   정부는 강남 3구를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는 방안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약해지고 있다. 강남권의 집값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되는 상황에서 '화약고'에 불을 지를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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