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살고 있는 오모씨(58, 여)는 얼마전 종합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뚱뚱하고 술과 고기를 많이 먹는 사람들에게만 생기는 질환이라고 생각했던 고지혈증이 자신에게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오씨는 술은 전혀 마시지 못하고, 고기도 즐겨먹지 않았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오씨처럼 고지혈증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고지혈증이란 혈액 내 지방성분, 즉 콜레스테롤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하며, 고지혈증 자체가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등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
◆고지혈증이란= 고지혈증은 고지방, 고칼로리 식사, 음주, 유전, 비만 및 운동부족, 간기능장애, 당뇨병, 갑상선 기능저하, 신증후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혈관벽에 지방덩어리가 쌓이는 것이다.
지난 2005년 국민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국민 100명 중 4~12명 정도가 고지혈증 증상을 보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 4.3%, 40대 7.9%, 50대 12.5%,60대 11.8%, 70대 10.2%로 연령이 높아지면서 고지혈증 증상이 많아지고 있다. 이는 연령이 증가하면서 대사작용이 저하돼 인체에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의 경우 30~40대는 각각 2.0%, 6.6%에 그쳤으나 50대 14.9%, 60대 15.5%,70대 12.7%로 50대 이후 급격하게 고지혈증 증상이 높아져, 중년여성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현재 의학계에서는 총콜레스테롤이 200mg/dl 미만일 경우 정상으로 진단하며, 200~239mg/dl는 고지혈증 주의, 240mg/dl 이상은 고지혈증으로 진단 내리고 있다.
◆고지혈증은 증상 없는 병=고지혈증은 공복상태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로 진단한다.
대부분 콜레스테롤은 건강을 해치는 나쁜 요소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혈관에 손상을 주고 동맥경화증 및 관상동맥 질환을 유발시키는 저밀도 지단백(LDL)이라는 유해한 콜레스테롤이 있는 반면, 고밀도 지단백(HDL)도 있다.
이 고밀도 지단백(HDL)은 쌓여있는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즉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것은 LDL 콜레스테롤이 높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체내 콜레스테롤 중 음식물 섭취로 인한 콜레스테롤은 20%이며 나머지 80%는 간 등 체내에서 직접 생성된다.
특히 고지혈증은 상당한 정도의 동맥경화에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지혈증을 장기간 방치할 경우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은 물론 혈액 흐름이 막혀 동맥경화를 유발해 심장 및 혈관질환을 일으킨다.
◆콜레스테롤 줄이기= 콜레스테롤을 1% 감소시킬 경우 심장질환 위험을 2%이상 줄일 수 있다. 콜레스테롤 감소를 위해서는 금연과 금주 그리고 육류를 피해야 한다.
과식을 피해 정상체중을 유지하고 총 지방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기름에 튀긴 음식보다는 구이나 조림, 찜 등의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외식을 할 때에는 중국요리, 패스트푸드 등 기름진 식사는 삼가하고, 조깅, 등산, 배드민턴, 수영, 러닝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와 관련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는 “고지혈증의 원인에는 술과 육류를 과다 섭취하는 잘못된 식생활습관도 있지만, 중년여성의 경우는 유전적 요인이 더 크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어 “평소 음식물 관리를 했다 하더라도 유전에 따라 콜레스테롤이 과다 생성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평소 술과 육류를 즐기지 않더라도 50세 이상 여성의 경우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고지혈증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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