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문제가 평이했다. 다만 기존 문제집이나 모의고사가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다”
22일 삼성 직무적성검사시험(SSAT)을 치르고 난 후 한 수험생이 밝힌 소감이다. 이 수험생에 따르면 이번 SSAT는 수능식 문제가 주를 이뤘다.
“상식을 아느냐 모르느냐 보다는 알고 있는 상식을 어떻게 문제에 대입할 것인지가 관건이었어요”
이번 SSAT는 한 번 더 사고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았다.
삼성전자 광고모델인 김연아의 씽씽송과 원더걸스의 노래에서 연상되는 동화를 찾으라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최근 반복되는 멜로디와 가사를 통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후크송에 대해 알고 있는 수험생이라 해도 후크선장이 등장하는 피터팬과 김연아, 원더걸스를 연결하기는 쉽지 않다.
이 밖에도 최근 경제상황을 감안한 ‘R의 공포’ 등 경제 상식과 문화, 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골고루 문제가 출제됐다. 또한 한자 문제도 다수 출제돼 수험생들의 한자 실력이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문제들은 삼성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영삼성’의 ‘지식플러스’ 코너에 나왔던 시사상식 문제가 다수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수험생은 “회사에 대한 관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영삼성에 나왔던 상식이 문제로 많이 나온 것 같다”며 “시험 직전에 치른 모의 SSAT는 문제유형 파악에만 도움이 될 뿐 평소 회사에 대한 관심과 신문 등을 통해 시사상식을 축적하는 것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한편 SSAT와 관련한 무성한 소문은 단지 소문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하반기부터 SSAT가 폐지된다 △오답을 체크하면 감점이 있다 △각 과목별로 과락이 있다 등의 풍문이 수험생들 사이에서 떠돌고 있다.
그러나 삼성 관계자는 “SSAT 폐지는 처음 듣는 말”이라며 “삼성 자체적으로 힘겹게 마련한 평가 기준을 갑자기 없앤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부인했다.
또한 배점 및 평가 기준에 대해서는 “삼성은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채점 기준을 밝힌 바 없다”며 “이에 대한 소문은 일부 수험생들의 추측에 불과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SSAT는 특히 삼성그룹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들도 다수 포함됐다.
삼성은 인성검사 항목을 통해 △삼성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삼성맨같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 △기업의 발전을 위해 외부의 힘을 빌려가면서까지 비리는 고발해야한다 △소유와 경영은 분리돼야 한다 △대기업이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간다 등의 문제를 출제했다.
이에 대해 수험생들은 “삼성에 대한 충성도를 묻는 것 같았다”며 “많은 수험생들이 합격을 위해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답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은 각 계열사 별로 이달 말과 다음달 초 SSAT 합격자를 발표하고, 면접을 거쳐 다음달 중순께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의 상반기 대졸 공채 총 정원은 2100명 상당이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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