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물 터진 공무원 횡령...인센티브 통해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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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2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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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무원들의 부정부패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부는 ‘사전예방적 윤리경고 시스템’ 운영 방안을 밝히는 등 재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벌백계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사건 원인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인센티브 제고 등을 통해 부패의 실질적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솜방망이 처벌에 형사처벌 의무화
행정안전부는 지난 23일 공무원들이 공직윤리를 위반할 수 있는 사례들을 공문이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전에 경고하는 ‘사전예방적 윤리경고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또 한 곳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전환배치 하는 등 횡령을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금횡령에 대한 고발기준이나 형사 미고발 사례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조사를 오는 4월 중 실시해 빠르면 5월 중으로 횡령공직자 형사고발 의무화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한승수 국무총리는 공무원들의 부정부패에 대해 강력한 근절의지를 피력하고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정기능도 강화했지만 아직도 공무원 횡령은 끊이지 않고 있다.

◆공무원 비리 근절, 일벌백계만이 능사 아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대책에 대해 무조건 ‘일벌백계’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엄중한 처벌보단 근본적인 원인 규명과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류상영 수석연구원은 “부패방지는 단시일 내에 어느 한 분야의 개혁이나 개인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정부, 시민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부패를 감시하고 방지하는 시스템이 이루어져 한다”고 말했다.

사회공공연구소 제갈현숙 박사는 “횡령 사건은 단순히 비도덕적인 개인이 벌인 문제에 기인한다기 보다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비리”라며 “횡령범에 대한 처벌규정의 강화와 엄중한 처벌보다 근본적인 원인 규명과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공무원들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나 외부기관의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인 재발방지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홍식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형사처벌 의무화로 일벌백계하기 보다는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인센티브 등을 주는 등 사안별로 다르게 처리해야한다”며 “내부적으로 시민대표 등이 참여하는 외부고발심사위원회와 같은 장치를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병희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무원이 선해지기를 기다린다든가 도덕성의 함양을 위한 훈련이나 교육을 실시하는 것만으로 예방되는 것이 아니다”며 “공무원이 국민의 진정한 대리인이 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사익과 국민을 위한 공익이 일치하도록 만드는 인센티브제도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공무원 횡령을 형사처벌로 의무화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공무원들이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할 것”이라며 “임시방편으로 대책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여건조성이 먼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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