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쓰나미’ 최후 타깃…친노냐, 친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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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3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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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 APC 자금, 노 전 대통령 아들 계좌 입금 의혹
내달 초 5명 현역의원 추가소환…친박계 3명 이상

속도전에 나섰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가 일단 숨고르기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검찰의 최종 타깃이 친노(친노무현)냐 친박(친박근혜)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을 시작으로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 인사들이 줄구속되면서 민주당은 ‘공안탄압·표적수사’라고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또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박진 한나라당 의원 등이 구속 및 소환되면서 현정부 인사 및 친이(친이명박)계까지 검찰 수사망에 걸려들자, 친박계 내부에서는 “결국 우리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청와대발 사정정국을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이 정적인 ‘친노’ ‘친박’을 제거하고 국정운영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고 있다.

◆서갑원 ‘대질심문’ 소환…친노 직격탄

민주당은 이미 쑥대밭이 됐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가 30일 박 회장과의 대질신문으로 소환되면서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소환 대상자으로 김혁규 전 경남지사 등이 거듭 거론되면서 친노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진 상태다.

사정정국 철폐를 외치며 ‘박연차 리스트’ 특검을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은 특검대상에 노 전 대통령도 포함시키는 등 벼랑 끝 전술로 일관중이다.

최재성 의원은 30일 “이번 검찰 수사의 최종 타깃이 노 전 대통령이라는 말이 자주 들리는 데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며 “추부길 전 비서관 등 핵심인사가 구속됐는데, 왜 검찰은 현정권 실세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박 회장이 홍콩에 차명으로 세운 현지법인 APC 자금 중 500만 달러가 미국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계좌로 입금 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민주당은 더욱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박연차 회장 그룹 관련 세무 조사가 작년 7월부터 있어왔는데 이례적으로 국세청장이 이명박 대통령께 보고를 했다”며 “거기서 아마 검찰의 수사 의뢰 내지는 고발 대상자가 정해지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고 지적, 표적 사정 의혹을 제기했다.

◆친박계, 내주 중순 줄소환 우려 일파만파

한나라당 친박계도 떨고 있다. 수사 시작부터 ‘박연차 리스트’에 거론되던 PK 지역출신 현역의원인 허태열, 권경석 의원 등이 검찰 소환 대상으로 거론되는 등 내주 둘째주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수사에 대배해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내주 5일까지 일단 소환조사를 중지한 상태다. 그러나 그 이후엔 4∼5명의 현역의원을 소환조사할 방침인데, 여기에는 친박계가 최소한 3명이상 포함됐고 전직 의원도 포함돼 있다는 게 검찰 주변의 얘기다.

소환조사가 유력시 되는 부산출신 중진 K의원 측은 “자꾸 박연차 리스트에 친박계 의원들이 오르내리는 게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추 전 비서관, 박진 의원 등을 희생양으로 삼아 검찰이 대대적으로 친박계를 직접 겨냥할 가능성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구속된 마당에 친박계 의원들의 구속도 불 보듯 뻔하다는 의견이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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