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근, 박연차 돈 수수 시인..리스트 주목

 

'박연차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정대근 전 농협회장이 민주당 이광재 의원 이외의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금품을 건넸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전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의 대질신문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홍콩계좌로 250만 달러를 받은 혐의와 중국의 비료원료 납품 회사로부터 2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자백했다.

정 전 회장은 박 회장과 대질신문 끝에 혐의 내용을 부인하던 종전 태도를 바꿔 돈을 받은 사실을 시인한 것은 물론 향후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중수부는 최근 수사를 통해 정 전 회장이 이광재 의원에게 3차례에 걸쳐 3만 달러를,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에게 1천만원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건넨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금품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으며 그동안 "국회의원이 나에게 부탁할 위치이지 내가 부탁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로비 의혹을 부인해왔다.

정 전 회장은 2006년 5월 현대차에 서울 양재동 농협 빌딩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감됐으며 세종캐피탈로부터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는데 도와줘 고맙다'는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된 상태이다.

한편 검찰은 박 회장의 정치권 로비 의혹과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한나라당 허태열(부산북ㆍ강서을) 의원 등 전·현직 의원 10여명의 후원금 내역을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혐의가 포착된 정치인은 물론 언론 등에서 의혹이 제기된 인사에 대해서도 자료를 넘겨받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나라당 김무성(부산 남을) 의원과 권경석(창원갑) 의원의 경우 후원금 내역을 검토한 결과,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박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에게 500만 달러를 건넸다는 의혹과 관련해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박 회장의 홍콩 현지법인인 APC의 계좌추적 자료 등을 검토한 뒤에나 연씨를 불러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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