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합병을 앞두고 직급 및 임금체계를 KTF에 맞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5일 KT와 KTF에 따르면 합병KT의 직급 및 임금체계를 기존 KTF 체계에 맞추기로 하고 이를 위한 조정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KT는 공기업 시절부터 현재까지 공기업 직급체계(2~6급)를 유지하고 있고 KTF와 달리 차장 직급이 없다.
이에 따라 과장(3급)급 중 일부를 차장급으로 바꾸고 KTF의 직급체계에 맞추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는 현재 KT 3급 과장들은 일반 대기업으로 따지면 차장이나 부장급이지만 KT에는 차장 직급이 없는데다 인사 적체로 진급을 하지 못해 KTF의 차장급 인력들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KT가 KTF보다 임금이 낮아 KT의 연봉 수준을 KTF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우선 합병KT는 KTF 조직인 개인고객부문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KTF 임금은 당분간 동결하고 KT의 임금은 중장기적으로 매년 일정 비율로 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KT의 임금 수준을 끌어올려 KTF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고 이후 임금 인상 등을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KTF 직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해 불만이 나올 수 있지만 모회사인 KT 직원들의 입장을 고려해 조정되고 있는 만큼 직원들간의 갈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F 한 관계자는 "현재 직급 및 임금체계에 대한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KT가 공기업 당시의 체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체로 KTF 체계에 맞춰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KT는 현재 KT와 KTF의 노동조합과 직급 및 임금체계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이석채 회장의 지시에 따라 조직 슬림화를 위해 임원수를 대거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합병KT의 임원수는 KT 90명, KTF 55명으로 총 145명이며, 여기서 무보직이나 파견 중인 임원 20여명을 제외하면 120명 수준이 된다.
또한 KTF 임원의 경우 합병에 따라 직급이 1단계 강등될 수 있어 합병KT 임원은 100명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이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통해 임원수를 대폭 줄였지만 KTF와의 합병으로 다시 임원수가 늘어나 합병법인이 출범하는 6월 전에 대규모 인사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직원들의 경우 합병에 따른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본사 잉여인력에 대해서는 현장 재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 KT 본사 임직원 3000명을 현장에 투입해 마케팅사업단, 법인사업단으로 재배치했다. KTF의 직원들도 일단 구조조정 보다는 현장에 재배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T 한 관계자는 "KT가 유선전화 등 인력이 많이 필요했던 사업구조였다면 지금은 10년 전에 비해 직원이 절반 정도 줄어들 정도로 슬림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합병에 따른 효율적인 인력 관리를 위해 현장 재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