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원칙을 수정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의결로 재계가 지주회사 전환과 금융업 진출을 서두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정부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산업지주회사도 금융자회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국회 상정을 앞두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그동안 금융 자회사 처리 문제를 고심해 온 SK와 한화, 두산, 동양메이저, 다우기술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먼저 지주회사로 전환을 마친 SK는 금융 자회사인 SK증권을 매각해야 하는 부담을 덜게 된다.
이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SK는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SK증권을 중심으로 금융부문 강황에 나설 확률이 높다"며 "SKC&C를 중심으로 얽혀 있는 순환출자 문제도 해소 기한이 유예돼 시간적인 여유를 벌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 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개편도 가능해진다.
이영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금융 자회사인 두산캐피탈과 비엔지증권을 이용해 금융업 강화에 나설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르면 내달 안에 지주회사로 전환함으로써 금융업을 핵심 축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화 역시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빈번했던 계열사간 공동출자가 어려워져 주가 할인 요인을 제거할 수 있다. 실제 작년 4월 한화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자금을 마련하려고 자회사인 한화석유화학을 통해 4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뒤 증시에서 연일 급락했다.
오진원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화는 공격적인 성장으로 인해 상당히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처럼 계열사를 통한 자금 동원이 빈번해 주가 할인 요소가 돼 왔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계열분리가 요구돼 온 대한생명과 제일화재도 지분가치를 현실화할 수 있다"며 "특히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저평가된 대한생명 지분가치는 단숨에 3조6000억원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양메이저와 다우기술도 지주회사 전환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
실질적인 지주 역할을 해 온 동양메이저는 동양생명 상장을 하반기로 앞당김으로써 지주회사 전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우기술도 영업이익에서 절대적인 기여를 해 온 키움증권 지분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어 주가 재평가가 기대된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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