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구입한 백화점 상품권 3억원어치 중 각각 1억원어치가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과 박정규 전 민정수석에게 뇌물로 제공된 것으로 드러나 나머지 1억원어치의 행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04년 12월3일 부산 L백화점에서 50만원 상품권 600장(3억원어치)을 한꺼번에 사서 그 중 200장을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부부동반 모임에서 박 전 수석에게 건넸다.
또 같은 모임에 참석했던 정 전 비서관에게 얼마 후 200장을 건넸다.
검찰은 박 회장이 고가의 상품권을 한꺼번에 구입한 데 주목해 사용처를 추적하던 중 뜻하지 않게 박 전 수석의 아내가 상품권으로 반지와 시계 등 고가품을 사들인 사실을 포착해 박 전 수석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그리고 나머지 상품권 400장의 행방을 찾아보면 또 다른 정관계 인사가 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추적한 끝에 정 전 비서관에게 건네진 사실을 밝혀냈다.
50만원권 상품권은 10만원권과 마찬가지로 서명할 필요는 없지만 현금 영수증을 발급받거나 백화점 포인트를 등록하면 누가 사용했는지 알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검찰은 일부는 박 회장이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고 남겨둔 상태이고 나머지 상품권의 행방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 여의도 정계에서는 `박연차 상품권 괴담'도 나돌았다.
박 회장의 50만원권 상품권이 돌고 돌아 정치인들에게 1∼2장씩 인사치레로 건너갔는데 이 상품권을 아내 등 가족에게 준 사람도 있지만 유흥업소 여종업원 등에게 준 인사도 있어 검찰이 연락할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이날 정 전 비서관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같은 혐의로 지난 2일 박 전 수석을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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