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의 개혁 드라이브가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모범적인 대학 통합을 이뤄내고 로스쿨을 유치해 대학의 위상을 크게 높인 것을 비롯해 교수 승진 요건을 강화하고 학생 진로지도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대학 내에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서거석 전북대 총장이 있다. 2006년 12월 취임한 서 총장은 2010년까지 국내 10대 대학에 진입하고, 2020년에는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교수와 직원, 학생들의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제 막 임기의 반환점을 돈 서 총장. 전북대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는 그가 최근 제15대 전국 국ㆍ공립대학 총장협의회장에 선출되면서 범 국립대 차원의 변화와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추진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서 총장에게서 국ㆍ공립대학의 미래와 전북대의 비전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제15대 전국 국ㆍ공립대학 총장협의회장에 선출됐는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활동할 계획인가
“최근 대학들이 다 어렵지만 특히 국ㆍ공립대학들이 매우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엇보다 어깨가 무겁다.
우선 국공립대 총장단이 유대를 강화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국립대 법인화 문제와 국립대 재정확충 문제 등 두 가지에 크게 관심을 갖고 지금의 난제들에 대해 국공립대학들이 힘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자임하겠다.
이 밖에 우수 외국인 교수 유치 등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도 힘을 쏟을 생각이다“
-어떤 면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회장에 추대됐다고 생각하나
“자화자찬 같아서 쑥스럽다. 지난 2년간 나름대로 가시적인 성과를 냈던 전북대학교의 다양한 변화가 많은 총장님들께 나쁘지 않은 인상을 드린 것 같다.
우리 전북대는 그동안 세계 100대 대학을 목표로 대학 내 다양한 개혁 작업을 벌여왔다. 교수들이 연구와 교육에 충실하도록 규정을 고치고 보상체계를 마련해 연구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고, 학생들에게는 입학하면서부터 자기의 진로를 설계하고 대학생활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체계화해서 실질적으로 국립대 2위라는 취업률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또한 직원들에게는 ‘고객만족’ 행정 서비스를 강조하며, 일 잘하는 직원을 우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전국적으로도 뒤지지 않는 수준의 대학혁신을 이뤄 타 대학들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아무래도 이런 대학의 다양한 변화의 노력들이 국립대 총장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이런 노하우를 국공립대총장협의회에 활용해 국공립대학들이 함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당연직으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도 겸임한다는데 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나
“대학 정책 전반에 대해 제안 및 결정에 참여하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국공립대학 뿐 아니라 지역 대학들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해 교육정책에 반영되도록 할 생각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립대 법인화’에 관심을 갖겠다고 언급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립대 재정회계법안을 보면 초안에는 국공립대 재정을 정부가 책임진다는 의무 규정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그런 규정이 임의 규정으로 바뀌었고, 대학의 자율성 보장에 대해서는 종전에 비해 큰 변화가 없다.
일본의 경우 옛 제국대학의 후신인 7개 대학 중 일부를 제외하고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등 국립대 법인화에 대한 우려가 많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보다 더 많은 자율성이 보장되고 대학 재정이 더욱 튼실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예산지원을 해준다는 조건을 전제로 할 때만 법인화를 검토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취지로 현재 서울대가 위의 자율성과 충분한 재정확보를 전제로 2010년 법인화를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또 하나의 관심사인 ‘국립대 재정회계법’에 대한 생각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립대 재정회계법 제정은 국공립대에 대한 재정 지원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국립대 재정회계법 도입은 국공립대학에 대한 충분한 재정확보의 수단이 되어야 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확대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가 돼야 한다.
이러한 국공립대의 입장을 교육 당국에 알리고 설득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전북대의 특성화된 브랜드는 무엇인가
“전북대는 호남ㆍ충청권에서 최초로 설립된 국립대학으로 62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하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전북대는 지역 발전을 위한 핵심동력 분야를 특성화해 집중 육성해 왔으며 향후에도 대학과 지역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대학의 특장을 살릴 수 있는 분야를 발굴·육성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 본부에서는 특성화 방향에 대하여 비교우위 학문분야, 지역전략산업 연계분야,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정책분야로 나누어 특성화에 대하여 검토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 다음으로 설립된 수의대를 익산캠퍼스로 이전, 세계적인 수의학 메카로 육성하고, 동양 최대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를 건설하는 한편, 나노분야와 신재생에너지, LED 등 친환경 농생명 분야 등을 특성화할 계획이다“.
-청년실업이 백만 명 시대에 취업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한 전북대의 노력은
“최근 경제난과 청년실업 등의 문제 속에 학생들의 취업 지원은 매우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 따라 우리대학교도 취업 전담 기구인 종합인력개발원을 중심으로 각종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대폭 늘린 결과 지난해 전국 거점 국립대 가운데 취업률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학생들의 진로설계와 경력관리를 위해 다른 대학에서는 하지 않는 '평생지도교수제‘와 ’큰사람프로젝트‘ 등 정부가 인정한 우수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런 프로그램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처럼 전국의 모든 대학들이 학생들의 취업률 제고를 위한 노력과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자세와 노력은 기본이 돼야 한다.“
-임기의 절반이 지났는데 남은 임기에 꼭 해야 할 일은.
“전북대학교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데 역점을 두겠다. 지역의 거점 대학으로서 지역사회를 선도하는 중추적 역할도 소홀하지 않겠다.
특히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해야할 문제이지만, 새만금 지역에 ‘전북대학교 새만금 국제화캠퍼스(가칭)’를 조성하여 전주․익산․새만금으로 이어지는 ‘JIS 트라이앵글’ 광역 캠퍼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동시에 캠퍼스별 특성화를 추진하여 △전주 캠퍼스는 기초학문, 비교우위학문, 전문대학원 분야를 △익산 캠퍼스는 수의학과 친환경생명자원 분야를 △ 새만금 국제화캠퍼스는 신․재생에너지, 기계․자동차, 조선․물류, 식품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외국대학과 연계하여 대학, 국제학부 대학원, 연구소 등을 건립하겠다.
또한 품격 있는 에코 아트(Eco Art) 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하여 캠퍼스 리모델링을 추진할 것이며, 지역 성장 동력 산업 주도와 지역 스타기업 선정 및 육성 등을 통하여 지역 거점 대학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
이밖에도 연구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연구 지원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며,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도입 및 우수 학생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연구와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
▲서거석 총장 그는 누구인가?
서거석 총장은 1954년 전북 전주에서 세상의 처음을 맞았다.
사업을 하던 부모님 밑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던 서 총장은 아버지 사업 실패로 어려운 학창 시절을 보냈다.
형편상 중학교는 언감생심이어서 초등학교 졸업 후 1년 만에 중학교에 진학했고, 꼭두새벽부터 신문배달과 학교 매점 아르바이트 등으로 학비를 벌어야만 하는 어려운 생활이었지만 학업에 대한 열정만은 남달랐다.
여전히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학업에만 매달릴 순 없었고, 그러한 여건 속에서 결국 당시 명문 법대의 반열에 올라 있었던 전북대 법학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그러던 중 인생의 큰 스승인 김인오 교수의 가르침을 받아 법학에 정진해 1982년 3월 학자로서 처음 강단에 서게 됐다.
이어 87년부터 5년간 부학장과 대학신문 주간이라는 보직을 맡았고, 97년에는 법과대학 교수들의 만장일치 추대로 학장직을 맡으며 ‘법대 살리기’ 운동을 전개했고, 법과대학 구성원들과 하나 된 노력으로 충청ㆍ호남권 대학에서 사법고시 합격자 배출에 있어 1~2위를 다투는 대학으로 만드는데 앞장섰다.
이렇게 과거에 전개했던 법대 살리기 운동을 당시 침체의 길에 서 있었던 전북대 살리기 운동으로 확대해야겠다고 생각한 서 총장은 2006년 전북대 총장에 당선되면서 세계 100대 대학의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구성원들과 함께 대학 발전을 주도하고 있고, 그 노력을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유광수 전북대 간호대학 교수가 부인이며, 자녀는 1남 1녀를 두고 있는 서 총장은 자신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김구 선생을 꼽고, 테니스를 취미로 하고 있으며, 기타연주를 즐기는 로맨티스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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