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2008년 2월 홍콩 계좌를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 씨에게 보낸 `500만 달러'의 종착지가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17일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 관련 조사의 양이 방대하다"면서도 "그러나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안팎에서 문제의 `500만 달러'가 건호 씨 몫이라는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 건호 씨는 `자신과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봉하마을 측에서도 "노건호 씨 관련 일부 언론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사실이 아닌 보도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관련 의혹이 점점 확대되자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이 사실을 알았지만 성격상 투자이고 저의 직무가 끝난 후의 일이어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건호 씨 역시 지난 12일 귀국한 뒤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자신은 `500만 달러'와 무관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이 소환조사를 거듭하면서 각종 증거 자료를 제시하자 조금씩 의혹을 시인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연 씨가 `타나도 인베스트먼트' 홍콩 계좌로 500만 달러를 송금받은 뒤 이 가운데 250만 달러를 건호 씨가 대주주로 있는 `엘리쉬&파트너스'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또 이 돈이 건호 씨의 외삼촌인 권기문 씨 회사와 건호 씨가 지분을 갖고 있는 오르고스로 투자됐다는 사실까지 밝혀냈다.
이는 500만 달러의 종착지가 건호 씨라는 의심을 키워주고 있다.
검찰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500만 달러에 대한 계좌추적 결과와 투자 내역을 확보했으며 건호 씨를 상대로 이 돈의 실체에 대해 집중추궁했다.
지난 12일 첫 소환된 건호 씨는 초반에 "나는 모른다"고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지만 진술을 번복하며 지배력에 대해 상당 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홍 기획관은 "건호 씨가 정리할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정리해주고 있다"며 "우리가 확보한 자료도 있고 건호 씨 본인도 합리적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