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성동구 뚝섬4구역을 재매각키로 했지만 시행사나 건설사가 매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새주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이후 실물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동성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건설사들이 3880억원이란 거액을 들여 해당 부지를 사들일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또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시행사들도 움직일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19일 서울시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시는 이번 재매각 금액을 3.3㎡당 6700만원으로 정하고 내일부터 27일까지 입찰서 접수를 진행할 방침이다.
성동구 성수동 1가 685-701번지 뚝섬 특별계획구역 상업용지 4구역(1만9002㎡)은 지난 2005년 부동산 개발업체 피앤디홀딩스가 서울시로부터 4440억원에 낙찰받아 호텔과 상업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금조달 실패 등으로 인해 잔금을 미납하면서 지난 2007년 계약이 파기됐고 소유권은 다시 서울시로 넘어왔다.
해당 부지의 공시지가는 2008년 현재 2698억2840만원이었으며 당초 재매각 예상금액은 3450억원이었다. 그러나 시는 최근 감정평가기관의 토지감정을 통해 재매각 금액을 3.3㎡당 6700만원, 총 3880억원으로 확정했다. 따라서 이번 재매각 금액은 지난 2005년 매각금액인 4440억원보다는 13%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최근 경제 사정을 감안할 때 매각이 쉽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성은 좋아 보이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힘든 상황에서 쉽게 매각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견업체인 A건설사 관계자는 "그렇게 비싸게 사서 수지타산이 맞겠느냐"며 "큰 업체라고 하더라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형 업체인 B건설사도 "뚝섬4구역의 입지여건이 좋은 것은 사실"이라 면서도 "그러나 대형건설사나 금융권이 사업을 축소해나가는 상황에서 매입에 나서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뚝섬4구역 주변인 1구역(1만7463㎡)과 3구역(1만8580㎡)은 각각 인피니테크(시공 한화건설)와 대림산업이 분양 받아 주상복합아파트 등으로 개발 중이다. 2구역(6809㎡)은 서울시가 공익 시설로 사용하기 위해 매각하지 않고 남겨뒀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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