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세령 씨가 삼성가의 장남 이재용 전무와 결별한데다, 이번에는 지주회사 대표가 한밤중에 서울 한 복판에서 10대 여성을 성추행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임 명예회장도 2005년 구속에 이어 지난해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는 등 집안단속이 안 되고 있다.
한때 미원-미풍 라이벌 브랜드로 삼성과 조미료 전쟁을 치렀던 ‘국민기업’인 대상그룹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대상그룹의 악재가 언제 어디서 멈춰질지 세간의 관심을 모은다.
◇10대 여성 성추행 혐의
최근 대상그룹 지주회사 대표가 10대 청소년 성추행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24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대상홀딩스의 박모(46) 대표이사와 M증권의 간부 등 일행 3명은 지난 22일 밤 10시께 중구 서소문동 대한빌딩 앞에 앉아있던 박모양(19)의 치마 쪽을 쳐다보며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다. 이에 박 양 일행 중 남성 1명이 항의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다 모두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박 대표가 치마를 들 춘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돼 입건하지 않았다. 하지만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다른 1명은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입건했다.
이에 대해 대상의 관계자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행위로 알고 있다”며 “성추행과 관련된 부분은 오해가 있던 것 같다. 현재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며 원만히 해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세령 이혼…경영권 승계설 ‘모락’
올해 재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 가운데 하나는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임세령 씨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이혼소송.
이들의 결혼은 삼성과 대상이라는 기업이 사돈을 맺었다는 점에서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두 사람의 불화설은 외도설 등으로 포장돼 이미 1년 전부터 호사가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임 씨가 프랑스로 유학을 가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이혼 후 임 씨가 대상그룹의 후계구도 경쟁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등 승계 작업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임 명예회장 1년7개월여 수감생활…‘옥중경영’
대상은 최근 몇 년간 적지 않은 파란을 겪었다.
임 명예회장은 2005년 22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드러나 은폐와 축소 의혹 등이 더해지며 3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재벌그룹 총수로는 최장기간인 1년7개월여의 수감생활 끝에 2007년 2월 사면을 받아 복귀했다.
그는 수감 생활 중에도 자신이 100%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 전문사인 유티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동서, 나드리화장품, 두산식품 BG 등의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하는 '옥중경영'을 펼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달 13일 임 명예회장 소유의 창업투자 회사가 주가조작을 통해 부당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무혐의로 내사를 종결했다.
연이은 악재에 ‘청정원’ ‘종가집김치’의 대상그룹이 휘청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종합식품 그룹 대상은 원료인 곡물가격 상승과 자회사 부실에 따라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올해 역시 대상의 턴어라운드를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곡물가격 하락 등에 따라 대상의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세계 경기의 침체와 환율 상승 등 만만치만은 않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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