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PR 광고 이벤트, 이재용 전무 이혼소송 이후 중단
-“광고 폐지시 일관된 브랜드 관리 어려워”
12년동안 삼성전자의 기업PR을 도맡아온 '또하나의 가족' 캠페인의 메인 이미지. 그러나 최근 이재용 전무의 이혼 소식 이후 해당 광고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
3D 애니메이션을 통해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담아낸 삼성전자의 ‘또 하나의 가족’ 광고가 최근 TV에서 자취를 감췄다.
삼성전자의 기업PR 캠페인인 ‘또 하나의 가족’은 ‘휴먼테크’, ‘월드베스트’ 등 기술 중심, 성과 중심적인 성격으로 다소 차가운 이미지였던 삼성전자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든 일등공신으로 꼽혀왔다.
특히 이 캠페인은 1997년부터 12년 동안 지속되며 국내 최장수 캠페인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광고 시작 4개월 만에 광고 호감도 1위를 차지(한국능률협회 조사)하며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의 이혼소식과 비슷한 시기에 삼성전자의 장수 캠페인은 TV와 신문 등 광고매체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특히 2007년부터 끊임없이 이어지던 캠페인 관련 이벤트들은 2월 18일 이후로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는 이 전무의 이혼소송 소식이 나온 지 6일만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와 연관이 있는 광고 메시지에 대해 광고주들의 반응은 상당히 민감한 편”이라며 “해당 캠페인이 이 전무의 이혼을 상기시킬 수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광고 노출을 꺼려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전무 개인의 가정사가 오랜 시간 삼성전자의 얼굴 역할을 하며 호평을 받아온 광고 캠페인의 존폐여부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광고 여건에 따라 기업PR 광고 노출 빈도와 시기 등을 조절하는 것일 뿐 캠페인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여전히 제품 광고에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슬로건을 노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최근 ‘또 하나의 가족 2.0’ 버전을 제시하며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매체 환경에 맞는 광고 전략을 실행해 온 삼성전자가 이혼 소식과 동시에 갑작스럽게 광고를 중단한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궁색해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e삼성 실패와 이혼, 그리고 이에 따른 확인되지 않은 소문 등으로 이 전무에 대한 그룹 안팎의 호감도가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기업PR이 경영권 승계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삼성전자로서는 이를 폐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성균관대 한은경 교수(신문방송학)는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 구축에 큰 역할을 한 장수 캠페인을 폐지하는 것은 기업 이미지 구축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며 “당분간 삼성그룹 이미지 광고를 활용해 브랜드를 관리하다가 일정기간이 지난 후 해당 광고 캠페인을 지속하는 것이 일관적인 브랜드 이미지 형성을 위한 바람직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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