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에 들어선 코스피가 금주 증시에서 추세적인 방향을 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대를 넘어선 기업실적 덕분에 오름세를 지속하냐, 아니면 추가적인 재료 부재로 꼭지를 찍고 내림세로 돌아서냐에 5월 증시 등락이 달렸기 때문이다.
27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4월 들어 1206.26에서 1339.83으로 11.07% 급등했지만 직전거래일인 24일부터 이날까지 연이틀 2.11% 급락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지수 더 오를 수 있다=먼저 증권가에선 미국 증시 회복세와 1분기 기업실적 호조로 코스피가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의견이 있다.
미 다우지수는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개선 덕분에 8000선을 회복했다. 국내에선 핵심 블루칩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중심으로 실적 턴어라운드 소식을 전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오름세를 점치는 쪽은 내달 코스피 목표지수를 1450선 내외로 제시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월 증시는 3~4월 연속 이어진 상승 국면에서 누적된 피로와 미국 금융기관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로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면서도 "미 금융기관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고 국내ㆍ외 소비경기도 회복세를 보여 코스피는 최대 146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도 "내달 코스피 목표치를 1450선으로 제시한다"며 "최악에서 벗어난 경제지표와 밸류에이션 부담 완화가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3~4월에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던 통신ㆍ유틸리티ㆍ필수소비재가 내달 증시에선 유리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이 매수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달 들어 24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4681억원 누적 순매수를 기록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업실적 개선과 외국인 매수가 맞물려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5월 증시는 이달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특히 이번 실적시즌에서 가장 돋보인 ITㆍ자동차를 포함한 경기소비재 섹터에 우선적인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상승 탄력 둔화 불가피=반면 실적 재료가 증시에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주요 기업 주가도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뛴 만큼 상승 탄력이 떨어질 것이란 견해도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기대가 선반영된 주가가 실적시즌 뒤에도 상승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의문스럽다"며 "선진국 증시보다 코스피 상승폭이 컸던 점도 내달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를 부추길 수 있다"고 전했다.
주가가 실제 경기회복 속도를 지나치게 앞서갔다는 지적도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코스피가 1400선을 목전에 두고 상승 탄력을 잃고 있다"며 "경기는 완만한 U자형 회복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데 주식시장은 급격한 V자형으로 올라 향후 지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지금은 깜짝실적에 도취돼 있기보다 2분기에도 이런 실적이 유지될 수 있느냐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며 "높아진 눈높이를 향후 기업실적이 충족시킬 수 있느냐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김 팀장은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거의 소진된 지금 주식을 추격매수하기보단 향후 조정을 기다리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이미 주식을 가지고 있다면 서둘러 팔지 말란 조언도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숨고르기 과정에서 기존 보유주식을 매도해 수익 규모를 줄일 필요는 없다"며 "이미 주식을 쥐고 있다면 차익실현 시점을 하반기 이후 1500선 이상으로 늦추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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