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뛴다) 최길선 현대重 사장, 현장에서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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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2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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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
"사장님은 생산현장과 현장인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또한 직원들과의 스킨십도 강조하십니다."

울산 본사에서 용접공으로 근무하는 K씨가 최길선 현대중공업 사장을 두고 한 말이다.

세계 조선업계 부동의 1위를 항해하는 현대중공업의 선장 최길선 사장은 업계 안팎에서 '현장경영'의 교본으로 불린다.

최길선 사장은 울산 본사에 상주하며 매일 오전 6시 부서장 이상 중역 500여명과 아침식사를 한다. 이 자리에서 영업, 안전, 생산 등의 주요 점검사항을 각 분야 부서장들과 논의한다. 이후에는 600만㎡ 규모의 조선소 시설을 둘러보고,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이런 경영 방식은 그의 이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길선 사장은 지난 1972년 현대중공업 조선소 기공식이 열리던 해에 입사했다. 12년 만인 1984년에 임원이 된 이후 1997년 한라중공업 사장, 2001년 현대중공업 사장, 2004년 현대미포조선 사장에 이어 2005년 현대중공업 사장에 재선임 됐다. 그는 지난 36년 동안 설계, 생산, 조선소 레이아웃 설계 등 거치며 모든 생산 분야를 경험했다.

한국조선협회 관계자는 "최길선 사장은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산증인"이라며 "생산관련 실무 경험 두루 거친 자타가 공인하는 조선전문 경영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최길선 사장의 현장경영은 자연스럽게 현장 인력들과 친밀감을 형성시켜 건전한 노사문화를 정착, 현대중공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로 15년째 무분규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 측은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 임금 요구안을 회사 측에 위임했다. 이에 회사 측도 고용 규모를 유지한다고 화답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애사심과 동료애"라고 말했다.

또한 최길선 사장은 현대중공업을 ‘글로벌 종합중공업 회사’로 변모시키기 위한 준비도 차분하지만 확고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추진한 △주력제품 일류화 △핵심기술 고도화 △생산기술 일류화 △신제품·신기술 개발 △신규사업 창출 등 5대 중점사업에 기술개발 자원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태양광 및 풍력 발전설비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최길선 사장은 올해 사업계획을 밝히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올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2800억원을 투자한다. 전체 투자액인 1조4300억원 가운데 20%에 해당한다. 지난 3일에는 태양광, 풍력에너지 생산 시설 증대를 위해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하지만 최길선 사장과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또한번의 시련을 겪고 있다. 바로 신규 수주 부진이다. 또한 경쟁업체들의 성장세도 현대중공업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길선 사장은 "사무실에 앉아 보고만 받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선박 발주를 예고하고 있는 브라질 국영석유회사가 페트로브라스가 현대중공업을 방문했을 때, 최길선 사장은 직접 방문단을 안내하며 수주활동에 나섰다.

다른 대형조선업체 고위관계자는 "최길선 사장은 실무경험과 경영능력을 갖춘 CEO"라며 "현대중공업이 당면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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