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美은행 자본부족분 막판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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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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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권 반발 수용, 평가 기준도 '오락가락'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일부 은행들의 자본 부족 규모를 크게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FRB가 2주간의 집중 협상 끝에 일부 대형 은행들의 자본 부족분 규모를 기존 추정치보다 크게 줄였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FRB는 전문가 및 투자자들의 예상과 다른 기준을 이용해 은행들의 자본 건전성을 측정, 예상보다 훨씬 적은 규모의 자본을 요구했다. 한 소식통은 "평가 대상 은행 중 최소 절반의 자본 부족분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문은 공격적인 비용 절감 노력과 매출 증가세 등을 내세우며 손실 보전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는 은행들의 주장을 FRB가 수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FRB가 예비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공개했을 때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의 임원들은 FRB가 각 은행들의 자본 부족 규모를 부풀렸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웰스파고는 예비 결과에 불만을 나타내며 소송 가능성을 내비쳤고 다른 은행의 한 임원은 FRB의 초기 추정치는 '정신이 멍할 정도(mind numblingy)'였다고 평가했다.

이런 은행들의 반발에 FRB는 결국 지난 7일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해당 은행들과의 협의를 거쳐 대폭 축소했다.

BoA의 경우 당초 추산된 자본 부족 규모는 500억 달러였으나 최종 발표에서는 339억 달러로 줄었고 웰스파고도 기존에 발표됐던 173억 달러에서 137억 달러로 부담을 덜었다. 1분기 실적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워드 앳킨스 웰스파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결국 FRB와 발표 수치를 두고 합의했지만 우리가 그 숫자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특히 FRB의 매출 전망치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피프스써드뱅코프도 자본 부족 규모가 26억 달러에서 11억 달러로 줄었다. 피프스써드는 "감독당국이 부분적인 사업 매각에 대해 신용을 부여함에 따라 부족액이 줄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임원들이 현재 진행 중인 계약의 자본확충 효과를 고려해줄 것을 요구해 자본 부족분을 350억 달러에서 55억 달러로 털어냈다. 선트러스트뱅크스는 은행이 FRB의 계산상의 오류를 발견해 지적함으로써 자본 부족분이 22억 달러로 줄었다.

반면 PNC파이낸셜은 당초 자본 확충이 필요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가 6억 달러의 추가 자본 확충 요구를 받게 됐다.

신문은 금액 축소와 함께 금융당국이 사용한 기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FRB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에 비해 엄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는 FRB가 금융회사의 자본 수준을 평가할 때 유형자기자본(TCE)을 기준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FRB는 기본자기자본(Tier1)을 적용했다.

이에 대해 신문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두고 정부 관계자들이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독당국이 은행들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 은행들의 분노를 촉발하거나 시장을 위협할 수 있고 너무 관대할 경우에는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러드 캐시디 RBC캐피털마켓츠 애널리스트는 TCE를 사용하면 19개 은행의 총 자본 부족 규모가 680억 달러 이상 커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애초 통보된 것보다 부족분이 확대된 경우도 있다면서 테스트의 엄격한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업계의 반응을 감안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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