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부동자금이 올해 들어서만 60조원 이상 급증해 4월을 기점으로 8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금융위기에 대한 긴급처방으로 유동성 공급을 크게 늘린데다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각종 투자자금의 중간 기착지로서 단기 부동자금이 급속히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18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4월말 기준 시중 단기성 수신은 811조3천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돌파했다. 3월말 기준 단기성 수신은 795조원이었다.
지난해말 시중 단기성 수신은 747조9천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63조4천억원의 부동자금이 생성된 셈이다. 금융위기 직전인 지난해 9월말에는 719조5천억원으로 이때 이후로 91조8천억원이 불어났다.
단기 부동자금은 2007년말 665조2천억원, 지난해 6월 728조9천억원, 9월 719조5천억원으로 600조원 후반에서 700조원 초반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들어 급격히 증가하면서 결국 800조원 선을 넘어섰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통해 단기 부동자금의 세부 내용을 보면 예금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지난해말 180조1천억원에서 4월말 192조3천억원으로 12조2천억원이나 늘었다.
예금은행의 실세요구불 예금은 63조6천억원에서 70조원으로 6조4천억원 불어났다. 머니마켓펀드(MMF)는 88조9천억원에서 119조8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정부가 준용하는 단기유동성은 금융감독원의 기준을 따른 것으로 실세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6개월미만 정기예금.CD.RP.MMF.6개월미만 은행신탁.종금사의 발행어음과 CMA.증권사 고객예탁금 등을 포함한다.
3월 기준 M1(협의통화.평잔 기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늘어나 2005년 8월(14.4%) 이후 최대 증가율을 나타냈다.
M1은 일반인이 수중에 갖고 있는 현금통화나 은행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 단기자금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확장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통해 공급된 원화유동성이 단기 자금시장으로 환류하면서 유동성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식.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대한 투자를 염두에 두고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예금.MMF 등으로 자금을 이동해놓고 시장을 관망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런 단기 유동성이 조만간 '과잉'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산시장과 실물시장의 괴리가 너무 커지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미시적인 대응이라도 선제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자산시장 급등 추세가 이어질 경우 문제가 되고 있는 지역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하거나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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