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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는 정보 보고이자 소문 진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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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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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정보의 보고(寶庫)이자 추악한 소문의 진원지로 유명하다.

정보는 가공능력에 따라 유용한 약(藥)이 될 수도 있지만 잘못 악용하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고 또 기업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무서운 독(毒)이 될 수 있다.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는 출처도 불분명하고 근거도 없는 소문 등이 무성하게 난무하고 있다.

“여의도에 A형 간염이 돌면서 모 증권사 직원 한명이 사망했고 또 모 기관은 전 직원 채혈을 통해 검사한 결과 2명의 감염자가 나왔다더라…. 모모 증권사 사장 등이 이번 주총에서 실적악화와 오너와의 불화로 퇴출당하고 그 자리에 누가 온다더라... 모모 기관은 사측과 노조의 대립으로 시끄럽다더라….”
 
이러한 ‘카더라’소문은 항상 아니면 말고 식이다. 경제가 불확실할수록 이런 소문은 더 무성해진다.
물론 소문의 배포처는 말할 것도 없이 언론사 정보와 여의도 사설정보지(일명 찌라시)다. 
문제는 개인의 신상까지 ‘찌라시’에 소문을 타면서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의 신상소문은 대부분 내부 경쟁자의 중상모략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증권가 현장 출입시절 각별하게 지내던 지인들과 오랜만에 좌석을 같이한 일이 있었다.
여의도에 예전처럼 믿을 사람이 없다며 세태를 한탄하는 소리를 들었다. 사소한 개인 신상까지 정보보고 사항이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모 기관 간부는 사석이나 기자들을 만날 때 사소한 농담마저도 조심하지 않으면 다음날 찌라시에 올라 구설수에 오르기 십상이라고 했다.
실제 모 기관 L모 부장은 홍보실을 떠나는 것에 대해 L모 부장이 사장에게 잘 보여 이사로 승진한다는 정보보고가 돌았다. 사실 16일 L모 부장이 지방지사로 발령이 나면서 소문이 소문으로 끝났다.
모 증권사 B홍보실장 역시 대표이사가 사의를 표명하자 오래 동안 보좌해온 B실장도 물러 난다는 정보보고가 돌았다. B부장은 월급쟁이가 자의적으로 떠나고 안떠나고가 어디 있느냐며 어이없어 했다.

원래 증권가 찌라시는 수사·정보기관·언론인·기업체 정보 수집 책임자·증권맨 등이 2주에 한번 정도 모여 각자가 수집한 정보를 교환하고, 그 가운데 나름대로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것을 종합해 배포하면서 탄생했다.
특히 찌라시의 발생지 겸 배포처가 증권가가 된 것은 이 곳 사람들에게는 정보가 곧 돈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사설 정보지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등장해 현재 10여개가 활동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권가 사설정보지가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연예인 X파일 유통과 얼마 전 최진실 사채 설 괴담 때문이다. 
특히 빠른 전달 속도를 자랑하는 메신저 때문에 엄청난 피해 파장도 만만치 않았다.
증권가 메신저는 다수의 사람에게 대량의 정보를 전달하기 편리해서 유통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찌라시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우리 사회 거의 모든 분야에 관련된 각종 ‘설’이 집대성돼 있다. 연예인 관련 각종 루머의 진원지는 거의 100% 증권가 ‘찌라시’다.
지난 2005년 연예인 X파일 사건 때와 최근 최진실 사체설 괴담 이후에도 집중단속에 들어갔지만 결국 별 소용이없었다.

사람은 무언가 색다른 정보를 혼자만 공유하고자하는 욕망이 강하다. 이를 이용하는 악덕업자들의 자정이 필요하며 차제에 정보다운 정보를 통해 건전한 정보교류 문화가 자리잡아가길 바란다. 특히 개인의 신상이 악용되는 사례는 근절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임춘성 기자 ics20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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