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盧 서거' 정국대응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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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2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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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정치권이 2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혼란스러워진 정국 대처에 크게 부심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강성으로 분류되는 안상수, 이강래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 6월 임시국회의 격렬한 미디어법 대치가 예상되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양측이 책임공방을 벌이게 되면 향후 정국은 예측하기 힘든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집권 2년차를 맞아 각종 개혁과제를 뒷받침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6월 국회가 제때 열리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열리더라도 이번 사태로 미디어법을 비롯해 야권이 'MB악법'으로 분류한 여러 사회개혁법안의 강공 처리는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현정부 인사들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는 등 대여 공세에 나설 태세다.

◇한나라당 =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공식 논평도 즉시 내지 않은 채 극도로 대응을 자제하면서, 여론의 동향에 촉각을 세웠다.

한 당직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런 상황에서 6월 임시국회인들 제대로 되겠느냐"며 "당분간은 사태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지만, 우리가 추진하려던 개혁과제의 동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당분간 `대책'이라는 말을 꺼내지도 말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민심이 동요하는 가운데 괜히 법안 처리를 위한 전략을 짜고, 또 여야 협상에 나섰다가는 가뜩이나 '속도전'이라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여론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어차피 6월 임시국회가 시작돼도 초반에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 등 `정례 행사'만 열리는 만큼 야당과 의사일정에 협상에 본격 나서기 보다는 시간 여유를 두고 여론의 추이를 살피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29일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미디어법과 비정규직법, 금산분리 완화 등 각종 쟁점 법안 처리를 비롯해 국정운영 쇄신을 논의하기 위해 1박2일로 계획했던 의원연찬회도 일정을 하루로 줄이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신임 원내대표 선출에 따른 원내부대표단과 정책위의장단의 선출도 연찬회가 열리는 이번 주말께로 미뤄질 전망이다.

한 의원은 "지금은 국가 애도의 분위기가 있는 상황이어서 당직 인선 같은 것은 논의할 게재도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7월에 계약기간 만료가 도래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이나 6월에 표결처리키로 한 미디어법은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김정훈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가 업무라는 것은 하루라도 쉴 수 없는 것"이라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정부.여당을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 당 지도부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국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당내에선 6월 임시국회를 예정대로 열기 힘든 것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6월 임시국회 일정협의차 25일로 잡혔던 여야 원내대표 회담부터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원내 관계자의 전언이다.

당 일각에선 노 전 대통령의 장례 일정이 확정될 때까지 한나라당과 임시국회 일정을 협의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고위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정서를 감안하면 충격이 어느정도 가라앉고 회복될 때까지지 다른 정치일정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일단 애도기간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임시국회 자체를 거부하거나 장기간 연기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민생법안 처리가 늦춰지는데 대한 비판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여론도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원내부대표는 "6월 임시국회가 제때 열리지 않더라도 아예 임시국회를 열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며 "민생법안 처리 등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원내전략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은 임시국회에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관련된 사안들을 집중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등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현정권 인사들에 대한 특별검사 도입 주장이 전면화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지난달 제출한 `박연차 세무조사 무마청탁사건 특검법'의 재공론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정치상황이 급변한만큼 민주당의 특검 도입 주장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또 정부와 여당이 6월 임시국회 기간내 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미디어관련법에 대해선 더욱 분명하게 기존의 반대 입장을 고수할 개연성이 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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