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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이 바위 오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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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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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사가 뒤 부엉이 바위

산은 작았다. 산 능선을 오르는 길은 야트막한 길이 계속됐다. 산허리 즈음 봉수대 0.45km, 마애불상 0.3km, 약수암 0.34km 표지판이 보였다. 세 갈래 길 어디로 가든 500m가 채 되지 않은 그런 산이었다.
땅은 부드러웠다. 솔잎과 낙엽이 깔린 길은 푹신했다. 그러나 위아래 골곡이 만만치 않아 오르기가 쉽지 않았다. 10분간 산에 올랐을 뿐인데 몸에서는 땀이 배어나왔다.

산 중턱을 넘어서자 산의 모습이 변했다. 하나둘씩 보이던 바위는 곧 거대한 암벽으로 이어졌고 색도 거무스름했다. 작은 곡을 이룬 곳에서는 산물이 내리 흐르고 있었다.

중턱까지 여성의 모습을 한 산은 어느새 작지만 강건한 남성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마을을 내려다보이는 곳에서는 위엄함도 느껴졌다. 생 전 성품과 닮았다는 생각이 스쳤다. 

산길 곳곳에 나무길이 놓여있고 위험한 바위 길에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것이 눈에 띄었다. 마을 주민은 대통령 귀향 후 안전을 위해 정비된 것이라 전했다.

현장은 통제되고 있었다. 길을 돌아 부엉이 바위 옆 암벽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깎아지른 각도가 40도가 넘어 마을 어귀부터 눈에 띄는 그곳은 가까이에서도 여전했다. 조용히  자리잡고 있을 뿐이었다. “삶과 죽음이 모두 한 조각 아니겠는가....누구도 원망마라“는 노 전 대통령의 가시는 마지막 글이 그 곳에서 울리고 있었다.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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