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 신중론과 낙관론이 팽팽하게 갈려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북한 핵실험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 방향을 점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조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의견과 오름세가 완만하게 이어질 것이란 견해가 뚜렷이 나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25~29일 한 주 동안 1403.75에서 1395.89로 7.86포인트(-0.55%) 떨어지며 거의 제자리 걸음을 했다. 25~27일 3거래일 동안 무려 2.97% 급락했던 지수가 28~29일 연이틀 2.48% 되올랐기 때문이다.
외국인과 개인은 1조3174억원과 960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1조2842억원 순매도로 조정을 부추겼다.
이 기간 장중 변동폭은 57.5포인트로 올해 평균인 28포인트보다 무려 두 배 넘게 높았다.
북한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25일 6% 이상 하락했다가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고 29일엔 GM 악재에도 2% 이상 상승했다.
이런 변동성 심화에 영향을 준 표면적인 요인은 노 전 대통령 서거와 북한 핵실험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그 바닥엔 여러 실질적인 요인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증시가 별다른 조정 없이 3~5월 석 달 동안 무려 30% 넘게 오른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이 기간 지수는 1063.03에서 1395.89로 무려 332.86포인트(31.31%) 상승했다.
연중 최고인 1436.92까지 뛰어올랐던 이달 20일 상승률은 35.17%나 됐다.
이런 급등에 대한 부담과 함께 2분기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시 상승을 제약하고 있다.
최재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과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불확실성으로 속도조절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내달 증시가 변곡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곡점을 앞둔 증시에선 변동성이 적은 대형주가 유리할 것이란 조언이 나오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직전 고점을 상단으로 방향성 없는 등락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매매 차원에서 코스닥보다 코스피, 중ㆍ소형주보단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매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이런 비관론에 맞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증시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해서 무조건 하락 반전이 임박했다고 말할 수 없고 평가가치와 함께 모멘텀도 중요한 변수"라며 "급증한 시장 유동성이 적정주가보단 최고주가에 초점을 맞춘 이상 지금 시장을 떠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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