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폭으로 상승하며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가까워졌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2267억7000만 달러로 전월(2124억8000만 달러) 대비 142억9000만 달러 급증했다. 이는 월중 증가폭으로는 사상 최대로 지난해 9월(2396억7000만 달러)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이전까지 가장 크게 증가했던 것은 2004년 11월의 142억1000만 달러.
지난해 11월 말 2005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7억2000만 달러, 5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2월에는 2억 달러 감소했지만 3월과 4월에는 각각 48억 달러와 61억 달러 급증하며 3개월 연속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한은은 △유로화 및 영국 파운드화 강세로 이들 통화 표시 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 큰 폭 증가 △보유 외환의 운용수익 증가 △한은 및 외평기금의 외화유동성자금 만기도래분 47억 달러 회수 등으로 외환보액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하근철 한은 국제기획팀 차장은 "기타 통화로 보유하던 유로 및 파운드화가 폭락 뒤 유례없는 급증세를 보이며 환산액이 상당히 늘었다"면서 "다만 외환보유액 급증한 것은 경제적 요인 보다는 환산에 따른 증가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만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대외 충격이 없는 이상 외환 보유액은 당분간 증가할 것"이라면서 "금융위기 이전 2400억 달러 수준이었던 외환보유액을 조만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보유액 구성을 보면 유가증권이 1944억3000만 달러(85.7%)로 가장 많고 예치금 313억5000만 달러(13.8%), IMF포지션 8억3000만 달러(0.4%), 금 8000만 달러(0.04%) 순이었다.
한편,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여전히 세계 6위로 나타났다. 3월 말까지 7위를 기록하던 브라질은 홍콩에 자리를 내줬다. 국가별 외환보유액은 4월 말 기준 △중국 1조9537억 달러 △일본 1조115억 달러 △러시아 3839억 달러 △대만 3047억 달러 △인도 2517억 달러 △홍콩 1934억 달러 △브라질 1905억 달러 순이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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