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화가‘아트트리오’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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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1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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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화가 3인으로 구성된 팀··· 다양한 장르 기발한 아이디어로 인기

각기 다른 장르에서 활동하던 촉망받는 화가들이 팀을 이뤄 한점의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힘을 합쳐 붓을 든다면 어떤 작품으로 탄생할까? 일반적으로 지금까지 접한 화가의 이미지는 한사람이 하는 직업의 세계로만 알던 사람들에게 몇사람이 한점의 그림을 그린다는 예기는 분명 생소하고 흥미롭기까지 할 것이다.

우리는 노래하는 사람들을 예로 들때 한명이면 솔로, 두명이 모이면 듀엣, 세사람이면 모이면 트리오, 그리고 그 이상은 보통 그룹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제부터 미술이라는 분야에서 가졌던 고유명사의 고정 관념은 지워야 할 듯 싶다. 분명 미술을 하는 사람들도 팀을 이루고 실제로 활동하며 세계를 넘보는 아티스트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중심 우즈베키스탄 출신 화가 3명으로 구성된 ‘ART-TRIO(아트트리오)’다.

이들이 우즈베키스탄을 넘어 중앙아시아 또는 터키, 두바이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 스타일이 다른 세사람이 모여 각기 다른 아이디어를 통해 최고의 작품을 그리기 때문이다. 
리더인 ‘가신모브 후산’ 을 비롯 ‘알림하노브 바흐띠요르’ ‘마를라르호드자에브 무로드’ 는 모두가 40대 초반으로 정물화 분야에서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차곡 차곡 세계적 명성을 축적해 나가고 있는 검증된 실력파다.

이들은 지난 2008년 12월에 개최된 우즈베키스탄 아카데미 기관에서 주최한 화가 시상식에서 금상을 받은 아두 하킴에 이어 은상을 수상했고, 2009년 4월에는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금상을 차지하며 명실공히 우즈베스탄을 대표하는 화가로 급성장했다. 그리고 이들 작품이 현 이슬람 카르모프 대통령궁에 전시되어 있을 만큼 그 명성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아트트리오’ 대해 익히 알고 있지만 정작 이들 명성에 걸맞지 않게 그들 개개인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림 한점에 세명의 이름을 사용한다면 누가 봐도 이상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래서 공식적인 문서에도 세명의 이름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아트트리오’ 를 말할 때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라 말하지만 개인 신상에 대해서는 굳이 알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오직 그들이 사용하는 고유명사는 ART-TRIO 일 뿐이다.

팀 리더인 후산은 “팀 일원중에서 한때 자신이 그린 그림에 자신의 사인을 넣으면 하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징을 표현하는 싸인이 아니라 작품성이고, 이름을 알리는 것은 고객이 그림을 인정할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수순이다” 라는 논리 앞에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아무리 이름이 좋고 유명해도 작품성이 떨어지면 그 의미도 없는 것이 미술이라는 설명이다반대로 고객이 그림을 보고 마음에 들면 인적 사항도 궁금하기 마련이다.
즉, 훌륭한 그림이라면 인터넷과 같은 통신 수단을 이용해서 작품의 신상에 대해 정보를 얻으려 할 것이고, 그 가치도 자연스레 올라간다는 것이다.

유명한 화가는 이름이 아니라 훌륭한 작품으로 말하는 것

후산은 “구, 소련시절 최고의 화가로 명성을 떨쳤던 트리오 화가 ‘국그르니스고브’ 를 예로 들면서 그들도 어느날부터인가 자신들도 깜짝 놀랄 만큼 세계적인 화가로 유명하게 됐고, 세월이 지나도 많은 사람들 가슴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불후의 예술가로 남은 것은 오직 하나 누구나 감동하며 인정할 만큼 그림이 훌륭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아트트리오는 당장 유명한 미술가가 되어 크리스티 경매나 소더비 경매처럼 큰 시장에 참여하는 조급함보다는 누구에게나 행복하리만큼 사랑받는 작품을 그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묵묵히 자신의 분야에서 일하며 작은 것에도 기뻐하는 우즈베키스탄의 정신이기도 하다. 

이처럼 각기 다른 3사람이 하나의 그림을 위해 함께 그리는 ‘아트트리오’ 는 분명 특별하다.
이들 세명의 작가는 모두 어릴적부터 미술에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었고.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1983년~1987년까지 베니코바 국가 미술전문학원이었다. 이후 이들 모두가 우즈베키스탄 국립미술대학에 입학하며 각기 다른 동아리에서 실력을 쌓았고 훗날 세계인이 인정하는 뛰어난 아티스트가 되기 위한 수순을 밟게 된다.

이들은 같은 마음으로 생의 한가운데서 가장 뜻 깊었던 시기로 대학 재학 때 였다고 말한다. 그 이유를 묻자 “우선 좋은 선생님밑에서 재미있게 공부했다는 점, 그리고 평소 부족한 것들을 다른 화가들을 연구하며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을 꼽았다.
단순해 보이는 대답이었지만 그 속의 의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것에 기뻐하고 그것을 즐겨하며 내일의 희망을 위해 착실히 준비해왔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이들이 본격적으로 아트트리오가 만들어진 것은, 어느날 국가에서 그림을 주문 받았는데 어떤 그림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5명 또는 6명이 함께 그림을 그려야 했는데 문득 이 다음에 전문 화가가 되면 혼자 하는 것보다 몇 명이 합치면 더 좋은 작품을 그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 리더 후산은 이때 뜻이 맞는 동료들에게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그 아이디어에 대해 논의하고 그것을 갖고 그림을 그리면 어떻겠냐? 는 제안을 했다. 그렇게 처음 시범적으로 그림을 그리다보니 정말 거짓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작품이 만들어졌다.
이때 자신감을 얻은 친구들은 팀 이름으로 ‘아트트리오’ 로 정하고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존경하는 나라, 기회가 주어지면 전시회 열겠다. 

그리고 이들은 각기 다른 세상의 눈과 상상으로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않는 새로운 장르의 미술을 구상했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 장르의 그림이든 그릴 수 있는 장점에 대해 자신감이 충만했다. 왜냐하면 아트트리오는 한사람이 아니라 세 사람이 하나의 작품 완성을 위해 혼신을 다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생각은 적중했다. 아트트리오의 작품은 분명 다르다는 것에 대해 고객들이 반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지금의 아트트리오와 같이 구, 소련에서 쿠프리야노브, 크를로브, 니콜라네브 등 3명이 모여 트리오로 활동했던 ‘국그르니스코브’ 는 독일 사람들이 자신의 나라소련과 자신의 민족을 미워했던 독일에 대해 반 독일 정서를 담은 비판적인 그림들을 그렸다. 어찌보면 그것은 작가로서 시대가 낳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반면 아트트리오는 유럽, CIS국가 통틀어서 어떤 장르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 화가 이기를 바라고 있다. 어떤 국가에서 어떤 문화와 연계되는 문제로 자신들의 작품이 차별받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트트리오의 작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누구나 부담없이 편안하게 좋아하고 사랑받는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들이 우즈벡 사람이기 때문에 그들 작품속에 우즈벡 정서가 깔려 있을 것이라는 평가 자체를 허락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들 작품들은 미국, 독일, 영국, 터키,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 미술 박람회에 출품하며 유명세를 탔고, 최근 주 고객층은 터키, 미국, 두바이, 일본 등 나라수도 점차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10월 불어닥친 미국발 금융위기로 많은 화가들이 경제 악화와 함께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오히려 아트트리오는 뛰어난 창의성과 독창적인 작품들이 인기를 끌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이웃나라 카자흐스탄에서 기록적인 주문으로 위기에서 자유로웠다. 

아트트리오는 인터뷰 말미에 “자신이 소유한 차량이 한국 대우차 넥시아로 한국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일제시대 때 독립을 위해 중국과 함께 고통을 겪었고, 북한에서는 소련이 남한에서는 미국이 도와 전쟁을 치렀고, 짧은 기간동안 근면하고 부지런한 국민성으로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점, 그리고 자기 전통을 소중히 하고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을 존경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 과거를 간직한 사람들은 미래에서도 자기를 잊지 않을 것이라며, 언제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IT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 눈부시게 성장한 한국에서 한국민들에게 자신들의 그림 세계를 알릴 수 있는 전시회를 갖고 싶다”고 덧붙였다. 

                                    타슈켄트=최귀영기자 ckygood21@aj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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