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인당 빚이 5년 만에 감소했다. 주가가 오르고 가계부채가 줄면서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도 1년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중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개인 금융부채는 80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000억원(0.1%) 증가했다.
전기 대비 부채 증가율은 지난해 6월 말 3.0%에서 9월 말 2.1%, 12월 말 0.8%로 둔화세를 잇고 있다.
개인 부채를 2009년 통계청 추계인구(4875만명)로 나눈 1인당 개인 부채는 올해 3월 말 1646만원으로 지난해 말 1650만원에서 소폭 줄었다. 1인당 개인부채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04년 3월 말 이후 5년 만이다.
개인의 금융자산은 3월 말 1729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52조4000억원(3.1%) 증가했다.
한은은 주가 상승으로 보유한 주식이나 수익증권의 가치가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개인 금융자산에서 주식과 수익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5.4%와 7.8%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0.4%포인트와 0.7%포인트 늘었다.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5.8%로 0.2%포인트 감소했다.
1인당 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3451만원에서 3월 말 3552만원으로 101만원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약 1억6000만원인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는 아직 낮아 개인부문의 금융자산 축적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자산 증가율이 부채 증가율을 웃돌면서 금융부채 대비 자산 비율은 2.16배로 지난해 말의 2.09배보다 상승했다.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이 상승한 것은 2007년 3분기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가가 올해 1분기에 상승하면서 금융자산이 큰 폭 증가했고 금융부채는 지난해 말 수준을 유지하면서 상환능력이 개선됐다"며 "소비 위축에 따른 가계대출 감소로 개인부채의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인구가 늘어나면서 1인당 부채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의 금융자산은 3월 말 현재 882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7% 증가했다. 금융부문 자금공급 규모는 51조2000억원으로 전분기의 16조5000억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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