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자로 발행된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이번에 북한 비핵화와 같은 목표 아래 어떤 방법을 도출해야 할지 일치된 견해를 찾을 필요가 있다. 그 이후에 6자 회담이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유엔 결의안이 끝났으므로 다음 단계에 대한 준비를 5개국이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나서 원하는 게 무엇일지, 핵을 포기하면 않으면 안 되는 여러 가지 조치를 5개국이 함께 의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현재의 6자 회담 틀과 방식이 실효성을 잃었다는 현실 인식을 전제로 북한을 뺀 나머지 5개국이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북한의 핵 포기를 압박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조치를 우리 5개국이 한 번 모여 협의하자는 방안을 미국 대통령에게 요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대통령은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하자는 것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경협 지속 여부와 관련, 이 대통령은 "개성공단은 가능하면 유지해 나가는 것이 좋다. 남북 간 협력뿐 아니라 대화의 창구가 될 수 있다"면서 "북한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데 4만 명이라는 북한 여성근로자들이 일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적 도움이 된다"고 긍정적 견해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만일 개성공단이 단절되면 우리 기업도 피해를 보겠지만 북한 주민 4만 명이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런 면에서 개성공단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미국이 한미 FTA 문제를 업종과 관련된 미시적 부분에 초점을 맞춰 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한미 FTA는 양국 간 경제뿐 아니라 동북아, 나아가 아시아 전체에 대한 전략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비준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군이 주둔 중인 아프가니스탄 지원 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우리가 만일 아프가니스탄 등지에 참여한다면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에게 도움되는 평화적 사업에 참여할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가 과거에 받던 남에게 도움을 주는 세계 국가의 일원으로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ODA(공적개발원조) 기금도 많이 늘려서 후진국 지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한다는 의미에서 아프가니스탄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이 대통령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이제 우리는 북한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가 됐다"고 말했고, 북한의 핵 보유 시도가 다른 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핵을 보유하고자 하는 나라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다. 북핵은 자칫 잘못하면 소형 핵무기로 인한 핵 테러 위협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핵 보유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웃으면서 "현재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번 인터뷰는 전날 오전 월스트리트 저널 메리 키셀 논설주간 등이 청와대로 찾아와 1시간여 동안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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