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따른 반응은
전문가 "영향 없다" vs "물가상승도 겹쳐 이중고" 의견 분분
경기부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대규모 국채발행으로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한국도 금리인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올들어 처음으로 4%를 넘어서는 등 본격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있다. 이제 막 바닥을 찍고 돌아서려는 경기 흐름에 악영향을 미칠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이에 본지가 14일 국책 및 민간연구소, 학자 8인을 긴급설문조사한 결과, “당장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과 “금리인상과 물가상승으로 이중고를 치를 것”이란 의견이 분분했다.
우선 오문석 LG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미 국제금리가 올라가면 상승압력이 있는데, 우리는 채권금리가 선진국보단 높은 편이어서 문제가 발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도 “미국 채권금리가 높아진다고 우리나라의 영향 정도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 연말에 비해 국내 자금 수급 상황이 크게 개선된 점과 미국 등에 비해 경기회복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이다.
다만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돼 금리를 인상한다면 한국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을 한국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의 경우 부채비율도 높아 종국적으로는 금리인상과 물가상승으로 이중고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경기회복을 아직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영향으로 한국시장의 금리가 인상된다면 물가를 잡지도 못하고 경기회복에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다.
대규모 국채발행으로 인한 국가채무도 걱정이란 의견이 많았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전세계가 돈을 많이 풀어 돈이 없으니까 국채를 발행하게 된다”며 “4대강살리기 등 정부에서 벌이는 사업이 많기 때문에 국채 발행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금리가 자연스레 오를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 채무도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주호 경희대 경영학부(재무·금융) 교수는 “국채가 늘어 국가 이자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그러면 걷어야할 세금이 많아질 것이고 가계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어려우니까 빚을 내는 것인데 그 빚이 채무가 돼 결국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되는 추세를 보이는 기간에는 어느 정도의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무조건 경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멈춰있던 공장이 돌아가고 생산이 활발해지면 기업이나 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란 이유에서다.
현정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세계나 우리나라나 경기를 부양하려고 국채 발행하는 것”이라며 “경기가 살아나느냐가 모든 관심이었기 때문에 국채를 발행했다. 걱정보다는 경제가 살아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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