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벌 수 있는 때는 거리에 피가 흘러넘칠 때다" 19세기 대자본가 배런 로스차일드의 말이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과 일맥상통하지만 불확실성 앞에 고개를 쳐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용기를 내는 데 따른 보상이 값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22일자 최신호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모험가(Risk Taker)' 기업들을 커버스토리로 집중 조명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기업이 스위스 제약업체 노바티스다. 노바티스는 연구개발(R&D) 부문에 집중 투자하며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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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매출(빨간선) 및 순익 추이(10억 달러) |
시간과 비용이 더 들 게 마련이지만 노바티스의 전략은 적중했다. 당초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된 글리벡이 좋은 예다. 글리벡은 혈액암 외에 6개의 치명적인 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바티스가 지난해 이 약 하나로 올린 매출만 37억 달러에 달한다. 또 현재 글리벡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되는 신약 후보만 93개로 3년 전에 비해 40%나 늘었다.
지난해 미국 제약업계가 2002년에 비해 두 배나 많은 652억 달러를 R&D에 쏟아붓고도 건져낸 신약이 2001년의 절반인 8개에 불과한 것과 대비된다.
이외에 크라이슬러를 파산보호 법정에서 건진 이탈리아 자동차 메이커 피아트, 불황 속에서도 R&D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있는 프록터앤드갬블(P&G), 지난해 파산한 리먼브라더스의 알짜 자산을 인수해 시장 점유율을 39위에서 4위로 끌어올린 바클레이스캐피털 등이 주요 '모험가' 기업으로 꼽혔다.
모험을 즐기는 기업들은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지만 공통 분모가 하나 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지적한다. 생존과 번영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의 모험은 소극적이지도 않고 무모하지도 않다는 설명이다.
과거 사례도 이를 입증한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지난 2001년 경기침체 직후 1985년 이후 이뤄진 기업 인수합병(M&A) 사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불황기에 이뤄진 빅딜은 향후 2년 새 주주 가치를 8.3% 끌어올렸지만 호황기 빅딜은 주주 가치를 6.2% 높이는 데 그쳤다.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의 스승으로 잘 알려진 경영 컨설턴트 램 차란은 "성공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내리막 길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자산을 끌어모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의 전유물"이라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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