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 쇄신론 놓고 이전투구…허송세월만 보내나
의원연찬회·의원총회, 6월 국회 전략 없이 이견만 표출
한나라당이 당 쇄신안을 둘러싸고 제 계파 간 이전투구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 최근 의원연찬회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개최하면서 6월 국회 전략을 논의하려했지만 계파간 설전만 이어지고 어떤 결론에도 합의초자 못했다.
14일 친박(친 박근혜)계인 이정현 의원은 “쇄신대상 1호는 홍준표 전 원내대표 같은 당직자로 이런 분들이 다시는 당직·공직에 발을 못 붙이게 하는 것이 진정한 변화·쇄신의 길”이라고 밝히며 다소 잠잠하던 당내투쟁에 불을 당겼다.
이 의원은 홍 전 원내대표가 전날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이후) 패자의 길로 가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비판한데 대해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쇄신대상 1호’라며 이 같이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홍 전 원내대표가 2005년 당 혁신위원장을 맡아 혁신안을 마련했음을 거론하며 “혁신안은 손색없는 선진정치의 교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집권하고 나서 그 규정은 거의 사문화 됐으며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홍 전 원내대표의 수수방관”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또 “집권 후 혁신안 실현을 주도할 실세 원내대표가 됐음에도 당청분리는 고사하고 ‘청와대 시녀’ 노릇에 앞장섰다”며 “총선과 재보선 공천이 불공정하게 진행됐는데 아무 말 없이 편승했고 여당 의원들을 본회의장 불법 거적시위에 동원시키는 등 모멸감을 느끼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내대표로서, 국회 운영위원장으로서, 한나라당 실세 최고위원으로서 당과 국정 운영의 1차적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위치였다”며 “그런데 박희태 대표 사퇴 요구가 빗발칠 때 자신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 듯 침묵만 하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힘 가진 쪽에 아부하고 힘없는 쪽에 돌팔매질하는 일은 4선 국회의원이 아니어도 할 사람이 지천으로 널려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의 이 같은 가시 돋친 비판은 조기 전당대회를 놓고 골이 깊어진 친이(친 이명박)·친박 간 갈등의 골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조기 전대와 관련, 친이 측은 “당의 면모를 일신하고 청와대와 내각의 쇄신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조기전대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친박 측은 “쇄신의 본질은 조기전대가 아니라 국정기조 및 청와대·내각 쇄신”이라며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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