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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노조 집안싸움에 ‘내홍’··임단협 혼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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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1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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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인 윤해모 지부장이 15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와중에 갑자기 사퇴의사를 밝혔다. 현대차 노조 장규호 공보부장(가운데)이 기자들에게 관련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연합
  
현대차노조의 내부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윤해모 지부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돌연 입장 표명을 유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임단협이 진행 중인 노조로서는 세 결집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윤 지부장은 임단협 과정에서 핵심 안건인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등을 놓고 노조 내부의 반대의견에 부딪혀 고민해 왔다. 공장간 물량나누기를 추진한 것에 대해서도 금속노조에서 책임론을 제기해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에는 일부 핵심 노조 간부가 교섭에 불참하는 등 내부 갈등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윤 지부장이 사퇴 결심을 굳힌 계기라는 게 노조 안팎의 시각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열릴 예정이던 11차 임단협 교섭도 내분 때문에 16일로 연기됐다. 임단협 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내홍이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이다.

이 같은 내부 갈등은 일반 노조원들 사이에서도 확인된다. 윤 지부장이 사퇴를 하게 된 배경에 현대차 노조 최대 계파인 현대자동차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민투위)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자신을 ‘쾌도난마’라고 밝힌 노조원은 15일 금속노조 게시판에 올린 ‘금속민투위는 현자지부 조합원 앞에서 석고 대죄하라’라는 글을 통해 민투위가 지도부를 흔들어 총사퇴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민투위 소속인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과 노조 집행부 핵심간부가 같은 민투위인 윤 지부장을 흔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조합원들의 임금과 근로조건과 직결되는 단체협약을 위한 임단협 시기에 민투위가 (노조) 집행부를 흔들어서 이런 불상사를 초래했다”며 “더 이상 더러운 논리로 다른 곳에 책임을 돌리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달 전 중집회의에서 ‘주간연속2교대를 실시 못하면 집행부를 민투위가 장악한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며 “(노조) 집행부는 4만5000명 조합원들이 민주적인 선거방식을 거쳐 선출한 조합원의 얼굴이자, 우리의 대표자”라고 말했다.

자신을 ‘대오각성’이라고 밝힌이는 민투위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올해 임단협 시기에 서로 머리를 맞대고 밤새워 고민해도 모자랄 판국에 (민투위가) 집행부를 흔들었다”며 “힘을 실어 주지는 못할망정 조직내 갈등이나 유발 하는 민투위는 대오각성하고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의 계속된 갈등도 사퇴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현대차 노조는 금속노조가 제안한 쟁의조정신청을 잇따라 연기하며 민노총의 하투 일정에 엇박자를 놨었다. 이 때문에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이 윤 지부장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보내는 등 갈등을 빚어왔었다.

한편 윤 지부장 사퇴가 16일 열릴 확대운영위원회에서 확정되면 노조 규약에 따라 노조 집행부도 총사퇴하게 된다. 현재까지는 윤 지부장과 집행부가 일정한 모양새를 갖춰 정식으로 사퇴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사퇴를 번복할 경우 윤 지부장으로서는 노조원들 앞에 나설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임단협의 경우 9월 말 이후 새 집행부가 들어설 때까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금속노조가 나선다 해도 노조원의 지지를 얻기 힘들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또 임단협이 10차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지부장 사퇴라는 돌발변수로 노조 내부에서 책임론이 불거져 혼란이 야기될 가능성도 있어서 논의 중단은 불가피하다.

윤 지부장은 지난 2006년 현대차 노조가 산별노조로 바뀐 뒤 이상욱 1대 지부장에 이어 지난해 1월 15일 취임한 2대 지부장이다. 임기는 4개월가량 남은 상태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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