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동아시아회의의 공동 의장을 맡아 방한한 피터 샌즈 CEO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더 이상 벼랑 끝에 서 있지 않다"면서도 "위기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경기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인 데이터가 혼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혼란한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돼 자산가격이나 환율도 많은 변동폭을 보일 것이며 기업도산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한 뒤 "반면 경제가 회복된다는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시아 국가의 경제가 서방보다 어려움을 겪는 국면은 더 짧고, 깊지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SC그룹의 클라이언트 리서치 책임자인 알렉스 바렛도 "SC그룹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2.5%로 예측하지만 내년에는 2.6%, 내후년인 2011년에는 4.1%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한국의 경기가 겨울이었다면 지금은 얼음이 녹은 상태로, 아직 봄이 온 것은 아니다"라며 "내년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봄이 찾아오고 여름도 올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서방 국가들은 내년에도 2월과 같은 봄 직전의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이번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일어날 수 있는 이유로 과거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초체력(펀더멘탈)을 튼튼히 다진 점을 꼽았다. 외환위기 이후 아시아 국가들은 금융개혁 조치를 했고, 외환보유액을 많이 쌓아두었으며 무리하게 외화대출도 늘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국제 유가가 급격하게 하락해 원유 수입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하고, 특히 미국 소비자들에게 주로 의존한 점은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알렉스 바렛은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화폐 발행이 반드시 인플레이션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조만간 인플레이션이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 유럽, 영국에서는 눈에 띄는 강력한 경기 회복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주요 국가들이 연내 금리를 인상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도 "한국과 서방국가간 가장 큰 차이점은 모기지 시장"이라며 "미국 등은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겪었지만,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금융감독당국이 담보인정비율(LTV)을 엄격히 제한해 큰 혜택을 봤다"고 분석했다.
에드워즈 행장은 국내에서 외국금융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지주회사 설립 인가를 받은 것과 관련 "한국의 경제가 그만큼 개방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달 말 70여 명의 직원을 둔 지주사를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불거진 SC제일은행의 금호생명 인수 가능성에 대해선 "노 코멘트"라며 "다만 시기가 적당하면 보험사에도 계속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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