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경기지표가 개선세를 보이는 등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세를 찾아가면서 기존의 경기부양책을 전환해야 할 시기가 검토되고 있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8개국(G8) 재무장관 회동에서 각 나라 대표들은 '출구전략'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공감했으며, 다만 이행시기를 놓고 의견 차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구전략이란 좋지않은 경제 상황에서 빠져나갈 때 쓰는 전략으로 최근과 같이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정책을 이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풀린 과잉유동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자칫 인플레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 조처를 취하지 못하면 경제가 심각한 휴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게 출구전략이 제기된 까닭이다.
또 각국의 공공부채 규모가 상당한 규모로 증가한 점도 출구 전략 시기를 논의하게 된 이유로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20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중이 지난해 65.9%에서 올해 75.7%로 늘어나는 데 이어 내년에는 81.6%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그동안 유지했던 양적 완화 정책과 재정 적자 기조에서 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 긴축 정책과 보수적인 재정 정책으로 방향 선회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 52.2%가 오는 12월 미국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해 유동성 축소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가 수조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돈을 풀면서 경제가 회복국면으로 돌아선 영향으로 증시에서도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수 있었기 때문에 정부가 긴축정책을 펴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긴축정책이 시행될 경우 최근 약화된 외국인 매수세가 매도세로 돌아서 증시 수급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책 당국은 유동성 효과가 소득 증가로 이어지지 않거나,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조되는 현상에 대해 경계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인플레 기대심리에 의해 출구전략이 논의되는 상황 유동성이 줄어들면 외국인 매수 기반이 허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출구전략이 실행 단계로 나아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기가 회복 단계에 들어선 것은 맞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것에 불과하고 과거 경기불황 때 미국과 일본 정부가 서둘러 경기부양 정책을 철회했다가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이나 지금 당장 정부가 재정 확대 정책을 중단하거나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 실적의 본격적인 개선과 경기 회복 가능성이 큰 하반기 께 정부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성권 굿모닝 신한증권 연구원도 "2분기가 경기 바닥일 가능성이 크고, 실업률도 3분기 이후 하락세가 예상되는 등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회복 가시화가 두드러질 전망"이라며 "그러나 경기가 상승신호를 보낸다고 해도 한두 달 정도는 시간을 두고 판단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