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큰 손' 中, 글로벌 자원시장 '싹쓸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06-28 18:4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국내 에너지 기업 잇따라 고배…"정부 자금 지원 시급" 지적

우리나라 해외자원개발 진출을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이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는 것. 지난 24일 중국 국유 석유기업인 석유화공유한공사(시노펙)은 스위스 원유 탐사업체인 아닥스(Addax petroleum) 인수에 성공했다. 이로써 아닥스 인수를 위해 그동안 총력을 기울였던 한국석유공사는 좌절을 겪게 됐다.

28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작년까지만 해도 해외자원개발 분야에서 중국과 직접 충돌하는 일이 잦아졌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최근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세계 자원시장을 싹쓸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시노펙은 아닥스를 72억4000만 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시노펙은 입찰에서 아닥스에 지난 23일 시장 마감가보다 16% 비싼 주당 52.80 캐나다 달러(약 5만8800원)를 제시했다. 아닥스는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시노펙 인수 제안을 승인했고 현재는 공정경쟁 당국의 인수합병 승인 절차만 남은 상태다. 중국 석유회사의 외국 석유회사 인수·합병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외신 등에 따르면 시노펙의 이번 M&A는 이라크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의 원유개발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아닥스는 서아프리카와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 다수의 광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아닥스가 보유한 이라크 타크타크 지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최고 18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관련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영국 런던과 캐나다 토론토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아닥스의 시가총액은 31억 파운드 수준이다. 한화로는 약 6조4000억원 규모.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번 아닥스 인수 가치 평가에 있어서 중국은 3억원 짜리 아파트를 5억원에 산 모양새”라며 “합리적인 가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글로벌 에너지 개발 전략에 따른 시노펙의 이번 인수전은 과하게 적극성을 띄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시노펙이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유전 확보에 공격적인 행보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중국 국유 석유회사들은 지난 2005년 8월 카자흐스탄의 페트로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2006년 1월과 5월에 각각 나이지리아와 러시아, 지난해 7월엔 노르웨이 석유회사를 합병한 바 있다.

이 외에도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빼앗긴 해외생산광구 지분 인수전도 비슷한 사례다.

광물자원공사는 SK네트웍스, 현대하이스코와 함께 캐나다 블룸 레이크 철광의 지분 25%와 생산물량 500만톤(연간)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을 벌여 왔다. 캐나다 퀘백주 북동부에 위치한 블룸레이크 철광은 가채광량 5억8000만톤 규모로 현재 광산 건설 중이며 내년 상반기부터 연간 800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 협상이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전략광종 중 하나인 철광석의 자주개발률을 현재 10.5%에서 20.6%로 끌어올릴 수 있다.

당초 이 광산은 세계 7위이자 중국 3대 철강업체인 우한(武漢)강철이 지분인수를 진행해오다 중국정부의 비준문제로 최종계약이 지연되자 광물자원공사가 발 빠르게 캐나다와 접촉, 가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이달 초 중국 우한철강이 다시 블룸 레이크 철광을 소유한 컨솔리데이티드 톰슨사의 지분 19.9%를 2억4000만달러에 사들이겠다고 제시하면서 결과가 불투명해졌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2월에도 호주 로즈베리 아연광산과 팬오스트사 지분인수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중국의 파격적인 자금공세에 밀려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라늄 자주개발률을 단숨에 10% 선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아프리카 중서부 니제르의 태기다(Teguidda) 우라늄광 인수도 지난 4월 양해각서(MOU) 체결에 이어 본 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중국의 변수가 복병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중국은 자원 인수에 직접 거액을 베팅할 뿐 아니라 자국 기업이 수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거액을 빌려주는 야심찬 지원사격을 감행하고 있다. 업계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자원 확보는 제 때에 필요한 자금을 빨리 동원할 수 있느냐에 따라 승부가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의 자금 동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