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쿠데타'···국회의장 대통령직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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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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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의회는 로베르토 미첼레티 국회의장을 쿠데타로 축출된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의 후임으로 확정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의회는 이날 "마누엘 셀레야 대통령이 그동안 헌법과 법을 거듭 위반했으며 헌법기관들의 판결을 무시하는 등 직권남용을 했다"면서 만장일치로 탄핵을 결의했다.

의회는 또 대통령 유고시에는 국회의장이 대통령직을 승계한다는 헌법에 따라 미첼레티 의장을 대통령으로 확정하고 "새 지도자는 오는 2010년 1월 27일까지 셀레야의 잔여임기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새벽 온두라스 군부는 쿠데타를 통해 관저에 있던 셀라야 대통령을 강제 연행해 비행기에 태운 뒤 코스타리카로 추방했다.

이번 쿠데타는 셀라야 대통령이 집권 연장을 위해 추진한 개헌 국민투표가 재집권 음모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한 온두라스 대법원이 군부에 대통령 축출을 지시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온두라스 선거최고법원은 오는 11월 29일 예정대로 대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고 온두라스 의회는 헌정중단 사태를 맞아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미첼레티 의장을 확정하는 절차를 서둘렀다.

셀라야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는 분명한 납치"라고 규탄했다.

셀라야 대통령은 이어 "미국이 이번 쿠데타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히면 쿠데타 세력은 48시간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평화적으로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온두라스는 중미에서 니카라과에 이어 2번째로 큰 국가로 냉전시대 미국과 동맹관계를 맺었으나 지난 2006년 셀라야 대통령이 집권한 뒤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중남미의 좌파 정권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온두라스는 빈곤층이 80%에 이르는 등 중미에서도 가난한 국가로 꼽히며 한국과 온두라스 교역액은 2007년 말 기준 연간 2억 달러로 60여개 한국 기업이 1억30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온두라스에는 현재 600여명 규모의 한인사회가 형성돼 있으며 교민들 대부분은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서북지방의 산페드로술라에 거주하고 있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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