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 브랜드' 파워 추풍낙엽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9-07-09 07:4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경기침체로 세계 경제를 주름잡던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무너지고 있다. 

기업 파산 전문 조사업체인 AACER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기업만 2만251곳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 급증한 수치다.

씀씀이를 줄인 소비자들이 즐겨 찾던 브랜드에 등을 돌리면서 '빅 브랜드' 기업들의 도산도 끊이지 않고 있다. CNN머니는 7일(현지시간) 경기침체로 최근 파산하거나 파산보호를 신청한 빅 브랜드 기업 13곳을 선정했다. 여기서는 국내에도 비교적 잘 알려진 브랜드 기업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오바마의 재단사 '하트막스'

   
 
 
세계 최고 권력자가 입는 정장을 만들어온 의류 제조업체도 경기침체에는 손발을 들고 말았다.

1872년 창립된 신사복 전문업체 하트막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 때 입었던 정장을 만들어 유명세를 탔다. 하트막스는 미국 정치인들의 유니폼이라 불리는 하트샤프너막스, 골프웨어 라켓클럽, 캐주얼웨어 팜비치 등 다수의 자체 브랜드로 미국 내 명품 의류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왔다.

하지만 고급의류시장도 경기침체 충격은 피할 수 없었다. 명품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결국 하트막스는 오바마 취임식 직후인 지난 1월 말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하트막스는 당시 제출한 파산보호 신청서에서 1억 달러의 자산과 5억 달러의 부채가 있다고 밝혔다. 하트막스는 현재 영국계 투자회사인 이메리스크로부터 1억2840만 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받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막에서 탈진한 아이스하키팀…'피닉스코요테스'

   
 
 
1979년 창단된 아이스하키팀 피닉스코요테스는 지난 1996년 연고지를 아리조나주로 옮겼다. 하지만 피닉스코요테스는 북아메리카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하위권에 머물렀고 팬들도 등을 돌렸다. 2008~2009년 시즌 한 게임당 동원한 평균 관중은 1만1000명에 불과했다. 홈경기의 경우 관중석 절반이 텅 빈 채 경기를 치렀다는 얘기다. 자금난에 몰린 건 당연한 결과다. 피닉스코요테스는 결국 지난 5월 파산법원에 자산은 1억 달러가 안되는 데 부채가 5억 달러에 달한다며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연고지는 끝까지 발목을 잡았다. 스마트폰 블랙베리 제조업체인 캐나다의 림(RIM)이 최근 피닉스코요테스를 2억1300만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아리조나주 파산법원이 이를 가로막은 것이다. 림이 피닉스코요테스의 연고지를 캐나다로 옮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피닉스코요테스는 연고지를 변경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오는 8월 말 다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림의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짐 바실리에와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화이트삭스와 프로농구팀 시카고불스의 구단주인 제리 레인스도프 회장이 피닉스코요테스 인수를 두고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기 던진 놀이동산 '식스플래그스'

   
 
 
미국 최대 테마파크 식스플래그스 역시 경기침체에 백기를 들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식스플래그스는 디즈니랜드를 능가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테마파크기업으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지에서 놀이공원을 운영해왔다. 지난해 모두 25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2억7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상당한 영업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뛰면서 운영비용은 상승한 반면 놀이동산을 찾는 입장객은 크게 줄었다. 결국 식스플래그스는 24억 달러에 달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지난 6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식스플래그스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나 급감했다.

마크 샤피로 식스플래그스 CEO는 파산신청 당시 성명을 내고 "식스플래그스는 파산보호 신청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여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하며 재기를 다짐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지'…파산기업 전문관리업체 '뎁릴리프USA'

   
 
 

파산기업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온 뎁릴리프USA는 4만6500만 달러에 불과한 자산에 5만 달러의 부채를 지고 신음하다 지난달 파산보호를 신청, 미국 전역의 영업점을 폐쇄했다.

뎁릴리프USA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고객들이 파산보호 절차를 위해 돈을 지불했지만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현재 회사는 연방거래위원회와 주(州)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문 닫은 신문 공장들 

   
 
 

미국 신문사들도 주요 수익원인 광고가 크게 줄면서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올 들어서만 미국에서 최소 105곳의 신문사가 파산했고 이 중에는 메이저급 신문사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LA타임스와 시카고트리뷴 등을 거느린 거대 미디어그룹 트리뷴컴퍼니와 시카고선타임스를 비롯해 59종의 신문을 내고 있는 선-타임스미디어그룹이 대표적이다.

트리뷴컴퍼니는 2007년 말 민영화와 함께 적자가 누적돼 결국 지난해 말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회사는 여전히 운영 중에 있지만 파산보호 종료시점은 아직 미정이다. 선-타임스미디어그룹은 올 3월 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파산법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1분기에만 4억5000만 달러의 손실을 냈다.

CNN머니는 이밖에 뉴욕에 본사를 둔 크런치 헬스클럽, 식료품업체인 필그림프라이드, 명품화훼업체인 데일리블로섬 등의 기업들이 미국시장에서 사라졌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