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11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정례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2.00%로 유지했다. 지난해 10월(5.25%)부터 가파르게 하락하던 기준금리는 올 2월 이후 6개월간 현 수준을 지키고 있다.
한은은 최근 내수와 수출 부진이 완화하고 소비자물가가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주요 선진국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현상 △신용위험 우려 △시중자금의 단기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국내 경기가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 대비 2.3%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5% 감소했다. 지난 5월의 광공업생산도 전월에 비해 1.6% 늘며 5개월 연속 증가했으나 전년 동월 대비 9.0%나 줄었다.
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띄고 있는 점도 금리동결의 주 원인 중 하나이다.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1.6%로 9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마련한 재정 대부분이 상반기에 투입돼, 하반기 재정 지원이 어렵다는 점도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일조 한 것으로 보인다.
또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가 함께 오르기 때문에 자칫 가계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경기가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 및 신흥시장국 경제상황 호전에 힘입어 개선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경기 개선 움직임 및 금융시장 안정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예상된 결정이라는 반응이다. 저금리 기조로 강력한 경기 회복세가 나오기 전에는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을 통한 본격적인 출구전략 논의는 올 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시중 유동성이 워낙 많이 풀려 한은 입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량을 조절하고 싶어할 것"이라면서도 "기준금리가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고 흡수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지만 경제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올 하반기는 돼서야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호상 외환은행 경제연구실 연구위원은 "고용지표 등 후행지표들이 아직 부진해 4분기 이후에나 성장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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