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학창 시절 학적부를 살펴보면 그가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품행을 보이며 어릴 적부터 큰 인물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전남 신안군 하의 보통학교에서 4학년 때 목포 북교초등학교로 전학한 10대 섬 소년인 김 전 대통령은 전학하자마자 1, 2등을 다투다 전교생 72명 가운데 1등으로 졸업했다.
1939년 4월 5일 일제 강점기 때 목포상업고등학교(현재 전남제일고)에 입학한 그는 학생의 절반가량이 일본인데도 일본인 담임교사가 파격적으로 급장에 임명할 정도로 뛰어난 성적과 통솔력을 보였다.
성적을 보면 1학년 때는 161명 가운데 1등이었고 일본인 담임교사가 작성한 종합생활기록란인 성행(性行)란에 '담백, 치밀, 활발, 이해력, 사고력이 매우 우수하다'고 적혀 있다.
2학년 때도 급장을 맡으면서 전교에서 4등을 했다. 그때 담임교사도 `두뇌가 명석하고 언변이 뛰어난 학생'이라고 평가했다.
3~5학년 때 성행란에도 '독서력이 왕성하고 온순, 정직하며 통계력과 판단 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진취적'이라고 기록돼 있다.
전남제일고 강성인 교장은 "모든 과목의 성적이 좋았지만, 영어는 90점 이상으로 뛰어나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었던 것도 이때 실력이 밑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4학년 때 전교에서 8등으로, 5학년에는 39등으로 떨어진 것은 항일 운동을 염두에 두고 학과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교장은 "김 전 대통령의 학적부 원본은 해방 이전 기록물로 분류돼 국가기록원으로 넘어가 학교에는 없다"면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때마다 언론에서 학교에 비치된 학적부를 수없이 들춰봐 학적부가 닳고 누렇게 변했지만, 학창시절 우수한 성적과 행적은 더욱 선명했다는 말을 전임자들에게서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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