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前대통령서거) 호남의 지지에 각별한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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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1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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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시절 헌정사상 첫 정권교체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호남의 변함없는 지지 덕분'이라고 말해왔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주요 행사 때마다 호남을 방문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첫 호남 방문은 '정치적 고향'인 광주였다.

퇴임 1년 8개월 만인 2004년 11월 1일 광주 방문에서 김 전 대통령은 국립 5·18 묘지를 참배하고 방명록에 '永遠無窮(영원무궁)'이란 글을 남겨 5·18 정신이 역사 속에 영원히 기억되기를 소망했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현직 국가원수로서 처음으로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5·18 묘지를 참배했었다.

당시 그는 "이름만 불러도 가슴이 저미는 충장로와 금남로, 그리고 전라남도 도청에서 빛도 없이 스러져간 수많은 민주주의의 영웅들을 생각할 때 한없는 슬픔과 감동, 그리고 새로운 각오를 하게 된다"고 말해 청중들이 눈시울을 붉혔었다.

김 전 대통령은 광주지역 인사들과의 만찬에서 "국내 정치에는 일절 간섭하지 않고 오직 평화를 위해 남은 생을 바치겠다. 한반도의 평화와 세계의 평화, 가난한 사람들의 평화, 고통받은 사람들의 평화를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듬해 9월 6일 자신의 이름을 딴 '김대중 컨벤션센터' 개관식 참석차 광주를 다시 찾았다.

당시는 국가정보원이 국민의 정부 시절 불법도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해 전·현 정권 간 갈등이 심화하던 시기로 김 전 대통령은 불편한 심기를 표하고 입원까지 했지만, 개관식 참석을 최종 결정했다.

그는 개관식 연설에서 자신의 변함없는 지지기반인 광주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과 헌신의 선두에는 5.18이 있고 그것은 바로 광주에서 일어난 일이다…이 센터를 광주시민의 꿈을 펼칠 구심점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로부터 9개월 뒤인 2006년 6월 김 전 대통령은 광주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6돌 기념 남북공동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5·18 광주정신은 민주, 평화, 통일의 정신이었고 6.15 남북정상회담의 정신도 이런 광주의 정신을 계승한 바 크다"며 다시 한번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또 이틀 뒤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노벨평화상 수상자 광주정상회의에서도 `광주 정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광주 민주화 운동은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목숨을 바치고 질서와 평화를 지킨 비폭력 운동이었다"며 "광주는 민주주의 성지로 10일간 계속된 민중항쟁은 위대한 정신을 가진 거사였다"고 정의했다.

광주에서의 일련의 역사적인 행사를 마친 뒤 9월에는 모교인 전남 제일고(옛 목포상고)가 있는 목포에 방문하게 된다.

재임 시절 '지역감정 해소'라는 명분에 묶여 고향 땅을 자유롭게 밟지 못했던 김 전 대통령은 "8년 만에 고향에 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됐고 큰 짐을 내려놓은 것 같다. 이 고장 출신으로서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에 얼마나 행복하고 떳떳하고 감사한지 모르겠다"며 고향에 대한 애틋한 정을 드러냈다.

이어 올해 4월에는 14년 만에 고향 신안 하의도 방문해 "재임 중은 물로, 재임 후에도 여러분에게 큰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미안해하면서 "다만 일생을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자와 정면으로 싸웠고 5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6년 반을 감옥에 있었지만, 전라도 여러분의 압도적인 성원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 밖에도 김 전 대통령은 2007년 10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참석해 광주가 아시아 디자인 산업의 중심이 되기를 기원하고, 2008년 10월에는 해남 명량대첩 축제를 방문해 전적지를 돌아보는 등 호남의 문화예술 발전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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