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와 2분기 빠른 회복세를 보인 삼성전자는 3분기에 더욱 높게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수년 동안 부진을 지속했던 반도체 사업에서 삼성전자는 경쟁사들이 끝을 모르는 적자행진을 지속하는 동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CD 사업 역시 차세대 라인 증설과 기존 8세대 라인 확충을 놓고 고민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휴대폰 부문은 1위 업체인 노키아와의 점유율 격차를 매 분기마다 줄여나가며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 14분기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는 TV사업은 2분기에 삼성전자 내 주요 사업군을 제치고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LED TV 시장을 선도하면서 하반기 역시 삼성 TV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반도체, DDR3 ‘품귀현상’... 기술 갖춘 삼성전자에 호재
지난 상반기 1달러 언저리에서 머물던 1기가비트(Gb) DDR2램 가격은 최근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1달러 50센트 가까이 반등했다. 여기에 최근 서버 제품을 필두로 DDR3 제품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라면 DDR3 제품에 대한 수요를 반도체 제조사들이 다라잡지 못해 품귀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세계 최초로 40나노급 2Gb DDR3램을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기술격차가 가장 적은 하이닉스가 3분기 중 1Gb 제품을, 4분기에나 2분기 제품을 양산할 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해당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HMC투자증권 노근창 애널리스트는 “엘피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의 DDR3 기술은 60나노대에 머물러 있다”며 “60나노대 DDR3는 오히려 DDR2 제품보다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되기 때문에 선진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선두주자로서 위치를 더욱 다지고 수익성 차별화 역시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전했다.
◆LCD, 대형 패널 출하량 본격적으로 확대
LCD 패널 시장이 여전히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갖춘 삼성전자의 활약 역시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LCD 패널 출하면적 기준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경쟁사인 일본 샤프는 주요 유리기판 제공업체가 지진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됐다. 유리기판은 LCD 패널 제조를 위한 핵심 부품으로 최근 물량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중국 내 8세대 라인 증설을 검토하는 등 추가적인 생산증대를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고민 중에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협력관계에 있던 소니가 샤프와 10세개 패널 생산에 협의하면서 차세대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으며 주로 5세대의 낮은 기술에 머물러 있던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인 BOE테크놀로지그룹이 8세대 공장 신설에 나섬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이들 업체에 대응할 만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제품도 ‘승승장구’
반도체와 LCD 등 부품 부문이 다소 주춤했다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라면 완성제품은 이미 거둔 성과를 뛰어넘는 또 한번의 성공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3월 출시한 LED TV는 TV시장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경쟁사들이 관련 기술 부족과 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 진출을 주저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이미 전세계 LED TV 시장을 석권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며 TV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휴대폰 부문 역시 최근 OLED를 채용한 글로벌 전략폰을 내놓으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 1위인 노키아가 주로 엔트리급 저가 제품에 치중하는 동안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하이엔드부터 엔트리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며 선진시장과 신흥국 모두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추세라면 삼성전자가 다음 달께 누적판매량 10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에만 2억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뒤늦게 뛰어든 프린터 시장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1위 업체인 HP를 제치고 금액기준 1위 자리에 올라섰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며 주요제품군 시장에서 2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프린터 사업은 소모품의 비중이 높아 전자산업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비교적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던 생활가전 제품들도 최근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제품을 통해 도약을 꿈꾼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초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09’에서 에너지 절약형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유럽 선진시장에서 메이저 생활가전 브랜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워낙 유동적인만큼 하반기 실적을 확신할 수는 없다”며 “다만 하반기는 계절적 성수기인데다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들이 시장에서 리더십을 갖고 있는 만큼 치명적인 변수가 없다면 3분기와 4분기에 빠르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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