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 정부-기업 유기적 협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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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1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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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대책없는 속도 높이기.. 업계 우려 나타내
    - 보안ㆍ표준화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현안

최근 정부와 산업계를 중심으로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관련 각종 비전과 정책, 계획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스마트그리드' 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의 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전력망과 정보통신 기술의 결합을 통해 에너지 효율의 극대화와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정부는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위한 로드맵을 오는 11월까지 수립하는 한편 내년 근거법령을 제정할 계획이다.

로드맵은 지능형 전력망 촉진법(안)과 실시간 전기요금제 도입 방안 등을 담은 법ㆍ제도적, 기술개발, 국제협력 지원체계 등을 포함하고 있다.

로드맵이 수립되면 2011년에 시범도시를 지정해 운영하는 한편 단계적인 전국 확산으로 오는 2020년에 소비자측의 지능화가 완료된다.

정부는 그동안 민ㆍ관에서 이뤄진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세계 최초 국가 단위의 스마트그리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이미 2005년부터 2500억이상 투입되고 있는 전력IT 연구개발(R&D)은 이제 1단계 연구가 거의 마무리상태에 접어들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도 실생활과 연계된 첫 스마트그리드 테스트베드인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조성도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2013년 말까지 제주도에 6000여 가구의 테스트를 완료한 후 시범도시를 더 키워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기업들도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제공돼야

지난 2월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가 첫 회의를 한 직후 약 3~4개월 동안 스마트그리드는 갑자기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스마트그리드가 녹색성장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업들은 정부의 정책에 끌려다니는 양상이다.

여전히 기업들은 스마트그리드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고 어떤 곳에 투자해야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어 정부 정책에 맞춰 따라가는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들과 IT업체들은 여전히 스마트그리드를 활용한 사업구상에 밑그림 조차 그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기업 전반으로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개념 확립과 사업내용에 대한 폭넓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정부가 스마트그리드 발전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할 중요한 법제화나 표준화 등 중요한 골격 형성을 나중으로 미룬채 대책없는 속도전을 펼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단순히 스마트그리드 개발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주먹구구식의 정책 방안에 급급하기 보다는 기업들에게 구체적인 방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사이버테러ㆍ표준화 문제해결 시급… 기본적 밑그림 갖춰야

사이버테러에 대한 대응이나 표준화 등의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다.

IT보안업계에서는 스마트그리드가 전면적인 수정ㆍ보완없이 현재의 전력 및 지능망을 활용해 운용될 경우 해킹 등 사이버테러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전력망을 운영하는 시스템은 공중 정보통신망에서 분리해 악의적인 접근을 원천봉쇄하는 방법으로 매우 강력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 전체가 정보통신망과 통합되므로 외부로부터의 침입에 상대적으로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이 사이버테러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되면, 대규모 정전사태, 요금조작, 전력 과부하 등의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즉, 스마트그리드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전력망의 운영에는 대규모의 컴퓨팅 설비가 소요되며 이러한 설비가 해커의 공격을 받을 경우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전력망은 운영이 잘못됐을 때 막대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해킹에 대한 스마트그리드의 취약성이 하루빨리 보완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그리드 국제표준에는 암호화와 보안기술에 대한 내용이 자세히 포함되어 있다.

이외에도 스마트그리드 기술의 구축비용과 표준화 등 해결해야할 문제도 많다.

특히 스마트 계량기의 경우 현재 20여개 업체들이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술표준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기술표준화 전략 확보는 점점 거세지는 외국의 특허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기술표준에 따른 특허 또한 새로운 진입장벽이자 무역규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그리드의 초기 사업인 스마트미터기 보급 사업 역시 기본적인 바탕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채 추진되고 있는 것도 기업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스마트미터링을 통한 최적 전기사용 모니터링 확보 외에도 대용량 전력수송제어시스템 구축과 전력선 통신, 디지털기반의 변전기술, 배전기능화 기술, 유비쿼터스 기술 등의 과제를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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