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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왕숙천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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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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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왕숙천 코스모스 길을 따라 조깅하는 시민들
오염으로 얼룩진 과거에서 “친환경생태 시민공원으로 변모”

그 어느해보다도 유달리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는 길목에서 푸르른 저 하늘 사이사이에 서늘한 바람을 실은 햇살이 눈부시게 들어오는 요즘 같은 날씨에 가족 나들이로 왕숙천을 거닐며 가을을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코스모스 한들 한들 피어 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길을 걸어 갑니다.”

왕숙천변을 거닐다보면 가로등 벽에 붙어있는 야마하 스피커에서는 인기가요로 70년대를 풍미했던 김상희의 노래‘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이 흘러나와 아름다운 왕숙천 풍경과 조화를 이룬다.

요즘 왕숙천 변에는 여기저기 알록달록 숨쉬는 생명체들이 푸른 자태를 드러내며 세상의 시름을 안고온 사람들을 마치 달래기라도 하듯 제각기 다른 향기들를 뿜어내며 산책 나온 시민들을 반기고 있다.

군데군데 자리잡은 나무들은 조깅으로 흠뻑 젖은 사람의 땀을 말려주려 하는 것인지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며 파라솔 아래로 유도하고 그 맛에 취한 사람의 입가에는 자연스레 함박 웃음을 주는 곳.. 여기가 수도권대기환경청이 지난 14일 수도권지역에서 대기환경이 쾌적하고 주변 환경이 좋은 조깅·산책 코스 20곳중 3위로 선정한 왕숙천이다.

더욱이 이번 선정의 기준이 된 아황산가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의 시간당 평균 농도 등 대기환경지수 점수와 주변 수림대 이용자 접근성 등 주변환경지수 점수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여서 언제 이곳이 주택가에서 흘러나온 폐수의 진원지였는가를 뒤돌아보면 세월의‘격세지감’을 실감케 한다.

구리, 남양주를 경계로 양 시가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으로 지금의 친환경생태공원이 된 왕숙천은 경기 포천군·남양주시·구리시를 흐르는 하천. 길이 38.5 km. 포천군 내촌면 신팔리 수원산 계곡에서 발원하여 남서쪽으로 흘러 남양주시를 지나 구리시에서 한강으로 흘려든다.

인근 유역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동구릉을 중심으로 광릉수목원· 밤섬유원지 등 사적 및 관광지가 많은 곳으로, 설에 따르면 조선 태조 이성계가 상왕으로 있을 때 팔야리에서 8일을 머물렀다고 해서‘왕숙천’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세조를 광릉에 안장한 후“선왕이 길이 잠들다”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사진설명) 확 달라진 왕숙천의 전경 모습
수도권 대기오염 없는 조깅.산책로 3위에 오를 만큼 인기만발

요즘 구리시 권역에 위치한 왕숙천에 가보면 그야말로 한폭의 수채화처럼 잘 정돈되어 있음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실제로 왕숙천은 구리시와 남양주시를 경계로 11Km에 걸쳐 소공원과 다목적운동장 등 주민 이용시설을 만들고 시원한 분수대 주변에는 코스모스, 철쭉 등으로 조경해 아름다운 산책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돈 한푼 들이지 않고 탁 트인 시야와 시원한 청정 공기를 마시며 누구의 간섭없이 걷고, 뛰고 자전거 페달을 밟기도 하며 자유를 누린다.

그뿐인가! 몸매 단련에 필요한 각종 운동기구로 건강을 단련하고 천연잔디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축구도 하며 줄거운 한때를 보낼 수 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왕숙천이 시민들이 주인이고 시민들의 공간이기에 가능하다.

이렇게 시민들의 공간으로 만들기까지 구리시는 박영순 시장 민선 4기 선거 핵심공약으로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환경 친화적인 생태하천을 조성하기 위해 2008년 하반기부터 왕숙천 둔치에 산책로, 음향시설 등 다양한 주민편의시설을 설치하고, 2009~2013까지 5개년 연차별 사업계획을 수립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왕숙천 둔치 정비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상수원 수질개선의 일한으로 해빙기, 장마철 전후 등 지속적인 하천 정화화동을 전개하여 왔을 뿐 아니라 자연생태계 균형유지를 위한 야생조수 보호활동 및 외래식물인 돼지풀 제거사업에도 적극 참여하는 등 환경보존을 위해 부단한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지금의 왕숙천에는 원앙과 비오리, 왜가리들이 날아들고 물속 생태계도 조금은 부족하지만 옛 모습처럼 물고기 떼도 만날 수 있다. 어떤 강태공은 이곳에서 낚시도 한다고 하니 분명 달라지긴 달라졌구나! 하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하다.

구리시 하천관리팀 윤갑성 팀장은 왕숙천에 대해“얼마전까지만해도 시민들은 왕숙천하면 떠오르는 것이 많은 비가 오면 연례행사처럼 하천재해 발생지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게 사실이라며, 지금은 여가생활을 즐기고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친환경 공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팀장은“무분별한 도시개발 과정에서 수질오염이 심화되어 악취가 나던 왕숙천이 시와 시민들의 노력으로  각종 철새가 찾고 여러 종의 어류가 서식하는 살아있는 하천으로 되살아 났다”며,“올해 말까지 징검다리, 나비휴계원, 야생화단지, 야외무대 등을 갖춘 친환경 친수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준비를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6㎞에 달하는 구리 왕숙천 구간은 걷는 길, 자전거 길과 봄이면 유채꽃, 가을이면 코스모스 축제로 수십만의 인파가 몰리는 경기도내 최고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으며, 제방 법면 상단부를 중심으로 이팝나무 가로수를 식재하고 철쭉류와 회양목 패턴(꽃잎, 나뭇잎)이 잘 가꾸어져 있고, 장기적으로는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부차드가든과 같이 수많은 꽃들로 치장한 천혜의 자연공원으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최귀영기자 ckygood2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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