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가 두 달째 연속 플러스 수치를 기록하면서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이별을 고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중금리가 크게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이에 4~5%대 '고금리' 제시하는 금융 상품이 갈수록 늘고 있어 실질금리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실질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7월 0.9%로 6월 0.5%에 이어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7월 저축성수신 평균금리는 2.9%였다.
이는 은행이 제시하는 명목금리로 여기에 이자소득세(세율 15.4%)와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1.6%)을 빼고 0.9%가량 플러스가 났다는 의미다.
실질금리는 지난해 중순 국제유가 급등으로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를 보였지만, 곧바로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국제유가 급락으로 물가가 빠르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연말부터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하면서 올해 들어서는 1월 -0.2%, 2월 -1.4%, 3월 -1.4%, 4월 -1.2%, 5월 -0.3% 등으로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왔다.
대표적인 통계 지표에서 2개월째 실질금리가 플러스를 보인 것은 실질금리가 추세적으로 되살아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소비자물가 불안이 본격화하지 않은 가운데 은행들이 예금 유치를 위해 예·적금 금리를 대폭 인상하고 있어 실질금리는 조만간 1%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질금리는 작년 2월 1.0%를 끝으로 1%를 밑돌았다.
개별 금융상품별로는 기준금리가 2.0%에 머물고 있음에도 금융기관들이 자금확보를 위해 '역마진'에 해당하는 높은 금리를 제시하면서 실질금리가 이미 2%대에 이른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증권사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최고 5% 금리를 제시하고, 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4%대 중반으로 높였다.
지표물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미리 반영해 4.50% 안팎으로 뛰어올랐다.
신영증권 김효진 연구원은 "실질금리 마이너스라는 비정상적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가가 급변할 여지는 많지 않기에 실질금리가 플러스 폭을 점차 확대하는 추세가 될 것"이라며 "개별 상품별로는 대부분 금융상품의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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