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수원장안 재보선 ‘제로섬’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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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1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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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강재섭 등 거물급 투입…패배시 수도권 대몰락
민주, 손학규 구원투수 투하…패배시 ‘정세균-손학규’ 동맹 깨져

10월28일 치러지는 재보선에서 수안장안이 최대 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강재섭 전 대표를, 민주당에선 손학규 전 대표를 각각 전략 공천할 가능성이 높아 여야 모두에게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의 ‘제로섬’ 게임을 치르게 됐다. 한나라당이 이번 재보선에 패배한다면 지난 4월 재보선 당시 인천부평을 패배에 이어 수도권 ‘대몰락’이 현실화된다.

민주당의 경우 당의 정신적 주주나 다름없는 손 전 대표를 투입하고도 패배한다면 그간 암묵적으로 맺어왔던 ‘정세균-손학규’ 동맹 체제는 붕괴하고 대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 한쪽이 승리하면 모든 것을 얻고 패배한 쪽은 모든 것을 잃는 비정한 현실이 40일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우선 한나라당은 거물급을 총출동시켜 반드시 수원을 장악, 민주당의 예기를 꺾겠다는 각오다. 후보군으로는 강 전 대표가 유력한 가운데 인지도가 높은 수원 출신인 박찬숙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거물급 공천은 절박한 여당의 심정을 대변한다. 지난 4월 재보선 당시 집권여당으로 GM 대우 회생안을 전격 투하하면서 사활 건 수도권 대전을 벌였으나 참패한 쓰라린 아픔이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수도권은 수원장안과 안산상록 등 2곳. 이 곳중 최대 격전지인 수원에서 패배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집권 중반기 국정주도권 싸움에서 크게 밀릴 수밖에 없다.

민주당 역시 패배한다면 모든 게 끝날 판이다. 당이 생각하고 있는 히든 카드는 지난해 7월 당권을 정세균 대표에게 넘긴 뒤 강원도 춘천에서 닭을 키우며 현실정치와는 거리를 둬온 손 전 대표다.

손 전 대표가 정치권과 거리를 둬 온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미 정 대표와 손 전 대표 사이에는 밀약이 오갔다. ‘당권’은 정, ‘대권’은 손. 이 같은 암묵적 합의가 있어 왔다는 게 당 안팎의 목소리다. 손 전 대표가 승리를 해야만 당 운영의 안정을 기할 수 있다는 것.

송영길 최고위원은 “손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인지도가 높아 수원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고, 조정식 의원은 “손 전 대표의 전략공천은 승리의 열쇠”라고 했다.

문제는 재보선에서 손 전 대표가 패배할 시 일어날 민주당 내 지각변동이다. 공천책임론이 거세게 일면서 지금의 주류인 ‘정세균-386-수도권 재선그룹’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구민주당계와 친노그룹 등이 지도부 교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적전분열 가능성이 짙다.

수원장안 선거의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두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하나는 여야 모두 ‘올인’했다는 점과 또 하나는 패배한다면 모든 걸 잃는다는 것이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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