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재보선에서 안산상록을 지역 승리하기 위해 민주당은 김근태(GT)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끝없는 구애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 판세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꼬이면서 김 전 장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출마하기도 불출마하기도 곤란한 수렁 속에 빠져버린 것이다.
서울도봉갑에서만 내리 3선을 했던 김 전 장관은 쉽게 지역구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2년6개월짜리 금배지를 위해 정든 고향을 버리기 힘들다는 게 주변의 목소리다.
또 나선다고 100%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일단 민주당 내부 교통정리가 안됐다. 민주당내 김재목 위원장, 김영환 전 의원이 GT의 귀환에 강력반발하고 있다. ‘낙하산 공천’이라는 핏발선 비난이다.
‘불도저’ 식으로 민주당의 공천권을 따내도 문제다. 임종인 전 의원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이 지역에 배수진을 쳤다. 한나라당과 맞승부를 펼쳐도 판세가 안갯속인데다 야권까지 분열한다면 승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구애는 간곡한 요청을 벗어나 협박수준까지 이르렀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인천부평을 승리로 수도권에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환호성을 지르던 때완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이번 재보선이 치러지는 곳은 4곳. 한나라당 텃밭 경남 양산, 강원 강릉은 이미 버린지 오래다. 민주당이 집중해야 할 곳은 수도권 2곳.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이다. 이곳에 손학규 전 대표, 김 전 장관을 전략공천한다고 해도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4곳 전패’라는 악몽에 직면할 수도 있는 처지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김 전 장관을 안산에 급파해 싸움다운 싸움이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민주개혁진형의 대부인 김 전 장관이 나서야만 야권 후보단일화도 가능하다”며 “당을 위해 반드시 출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전 장관측은 “민주당의 입장부터 정리하라”며 완곡한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다. 2006년 무너져가는 열린우리당에서 의장을 맡으며 ‘독배’를 마신 김 전 장관. 이번에도 ‘독배’를 들이킬지 지켜봐야 하지만 60세를 훌쩍 넘긴 노구의 어깨에 너무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하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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