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 교수는 14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잘 해야 느린 U자형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비관론 근거는 부진한 소비와 위태로운 상업용 부동산. 루비니는 세계적으로 빠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소비 위축과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붕괴로 미국 경제가 어려운 시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고대 중국에서 살을 도려내 죽이는 처형 방식을 언급하며 미국 경제가 서서히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비니는 이어 "자산유동화시장의 기능은 거의 마비됐고 신용시장은 여전히 경색돼 있다"며 "소비자들은 지출을 통해 경제를 살리기보다는 저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금융시스템이 심각하게 손상됐다며 10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이 몰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택가격도 내년에 추가로 12% 가량 떨어져 주택 가치를 웃도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빚을 떠안은 주택 보유자가 전체의 절반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루비니만 경기회복론을 경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브루스 캐스먼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경기침체의 골이 깊고 넓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경기침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분기 성장률이 내년에 3.5%를 나타낸다고 해도 경기침체 이전의 GDP 총액(연율환산 기준)인 13조4200억 달러에 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마크 잰디 무디스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경기침체로 사라진 일자리와 가계의 부(富)를 회복하는 데 앞으로 5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실업률이 2007년의 4.4%로 떨어지는 것은 불가능할 지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9.7%를 기록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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